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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계열사 CEO 인선, '외풍' 덜한 배경 지역농협과 협업, 정서적 접근 필요, 내부 인사로만 후보군 구성

안경주 기자공개 2017-11-24 09:16:02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3일 15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사들이 최고경영자(CEO) 인선을 놓고 어수선한 가운데 농협금융그룹만 유일하게 조용히 차기 CEO 선임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CEO를 선임하거나 선임 예정인 대다수 금융사들이 외부인사 후보자격 문제로 홍역을 치른 것과 달리 농협금융 계열사 CEO 인선에선 외부인사 논란이 없기 때문이다. 농협금융 안팎에선 농협만의 조직 특수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20일 1차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농협은행 등 계열사 CEO 후보군 147명을 확정했다. 임추위가 CEO 인선절차에 착수한 계열사는 농협은행, 농협손보, 농협생명, NH농협캐피탈 등 4곳이다. 임추위는 후보군 풀(pool) 가운데 적격자 심사 작업을 거쳐 계열사별 CEO 최종후보를 추천할 예정이다.

농협금융 임추위 관계자는 "이달 안에 계열사 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후보군 풀(pool)을 대상으로 적격자 심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선에서 눈에 띄는 점은 후보군이 내부 인사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147명의 후보군은 농협금융 및 자회사의 부사장급, 농협중앙회 지역본부장 이상 임원들이다.

이는 최근 CEO 선임했거나 절차가 진행 중인 곳과 사뭇 다르다. 차기 행장 선임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우리은행 임추위는 10명에 달하는 후보군에 대해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10명의 후보군 중 8명은 내부 인사지만 2명은 외부 인사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 내부에선 외부 인사를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모를 통해 회장을 선임한 BNK금융지주도 외부 인사 논란으로 진통을 겪었다. 당시 유력 후보로 떠올랐던 김지완 전 하나금융지주 부회장(현 BNK금융 회장)은 '낙하산' 시비에 휘말리기도 했다.

반면 농협금융의 경우 계열사 CEO 후보군에 외부 인사가 제외돼 '낙하산' 논란 등에서 벗어나 있다. 그렇다면 왜 농협금융은 계열사 CEO 후보군을 내부 인사로만 채운 것일까. 농협금융 안팎에선 지역농협과 연계사업이 많은 농협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외부 인사를 농협금융 계열사 CEO로 선임하는 것이 적절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카드사업은 농협은행 내 업무지만 지역농협의 금융사업과 연관된 있다. 카드모집인 역할을 지역농협에서 하는 만큼 수수료 문제 뿐만 아니라 교육 등과 관련해 긴밀한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농협만의 조직문화를 알지 못하는 외부 인사가 CEO로 왔을 때 협업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카드사업 뿐만 아니라 보험업 등 농협금융의 상당수 업무가 연관성이 깊다.

농협금융의 한 임추위원은 "농협금융의 업무 상당수가 지역농협과 연관성이 깊은데 외부 인사가 CEO로 오면 정서상 접근이 어렵다"며 "계열사 CEO 인선은 내부 인사를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물론 농협금융 계열사 CEO 가운데 외부 인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농협생명 나동민 전 사장이 대표적이다. 나 전 사장은 한국개발연구원을 거쳐 2012년 신경분리 당시 농협생명 사장을 역임했다. 농협 출신이 아닌 것이다. 다만 나 전 사장은 2009년부터 농협중앙회의 보험부문을 맡아왔다는 점에서 농협만의 조직 특수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는 평가다.

앞선 임추위원은 "증권·자산운용 등 일부 전무성이 요구되는 업종의 경우 외부 인사를 CEO로 선임할 수 있지만 대다수 계열사 CEO에 대해선 농협 조직의 특수성을 이해할 수 있는 내부 인사가 와야 한다는 인식이 농협 내부에 있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금융은 이달 24일 2차 임추위를 열고 계열사 차기 CEO에 대한 압축후보군을 추릴 예정이다. 이후 다음주 초 3차 임추위를 열고 계열사별 최종후보자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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