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회사' 팀스, 퍼시스그룹 승계 발판되나 [가구 브랜드 SWOT 분석]④'2세 소유' 일룸, 최대주주 등극…우회상장 가능성
김기정 기자공개 2017-11-24 08:30:01
[편집자주]
가구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가 상륙하면서 위기가 더욱 고조됐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토종 브랜드들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스스로 생존 전략을 체득해나가고 있다. 위기를 맞아 고군분투 중인 토종 가구기업들의 강점과 약점, 기회, 위협 요소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3일 16: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본업 가치를 상실한 퍼시스 계열사 팀스가 그룹 내 승계 발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다른 계열사인 일룸은 최근 팀스의 최대주주 자리를 단숨에 꿰찼다. 퍼시스 2세들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일룸의 지분율을 2년 만에 10배 넘게 확보했다. 상장사인 팀스는 유통주식비율이 낮고 재무지표가 우량해 우회상장 제의를 받아온 곳이다. 간단한 지분스왑만 거치면 일룸은 상장사로서의 위상을 갖추게 된다.팀스는 퍼시스그룹이 교육용 가구 전문브랜드로 독립시킨 회사다. 2010년 말 퍼시스에서 인적분할됐으며 이듬해 초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됐다. 팀스는 당시 교육용 가구 정부조달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2012년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과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되면서 이듬해부터 참여가 제한됐다. 대기업계열사라는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는 대기업 독식 차단을 위해 중소기업만이 공공조달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2012년 819억 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235억 원으로 70% 급감했다. 2014년 108억 원으로 다시 한번 반토막이 났다. 2015년과 2016년 매출액은 각각 67억 원, 99억 원이다.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팀스는 본업 가치를 상실한 이후 계열사 일감을 받아 연명했다. 내부거래 비중은 100%에 가까웠다. 지난 9월말 기준 팀스의 전체 직원 수는 6명에 불과하다.
퍼시스에서 인적분할된 첫 해이자 성장 가능성이 점쳐졌던 2011년 말에는 손동창 회장 등 오너 일가 대부분이 팀스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지만 2~3년 간 이들은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2015년 말 시디즈(40.58%), 바로스(15.15%), 목훈재단(3%), 이상배 팀스 대표(2%)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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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간 변화가 없었던 주주명부는 지난 4월 완전히 뒤바뀐다. 시디즈는 보유 지분 전량(40.58%)을 일룸에 장외에서 매도했다. 최대주주로 단숨에 오른 일룸은 그룹 내 유력한 승계 발판으로 거론되는 계열사다. 최근 가도를 탄 성장세에 맞물려 손 회장의 2세들은 일룸 지분을 빠르게 확보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장남 손태희 퍼시스 부사장과 장녀 희령씨의 지분율은 29.11%와 9.6%다. 2014년 말 손 부사장의 지분율은 2.07%에 불과했고, 희령씨는 지분이 아예 없었다. 2년 만에 손 부사장은 10배 넘게 지분율을 높였고, 희령씨 역시 10%에 가까운 유의미한 수준의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2014년 손 회장이 지분 전량(18.9%)을 두 자녀에게 증여한 데 이어 2015년 시디즈 역시 지분 전량(45.84%)의 절반 가까이를 이들에게 넘겼다. 시디즈의 나머지 지분은 자사주로 옮겨갔다. 그전에도 33.19%로 높았던 자사주 비중은 61.29%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기 때문에 그 비중이 높을수록 주주들의 실질 지배력은 강화된다. 일룸이 퍼시스그룹 승계의 핵심 창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더욱이 손 부사장은 모태인 퍼시스와 시디즈 등 나머지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이 극히 미미하다.
일룸이 팀스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이 같은 전망에 한층 무게가 실렸다. 주식스왑 등을 거치면 별다른 수고 없이 일룸을 우회상장시킬 수 있다. 퍼시스를 제외하면 유가증권에 상장된 계열사는 팀스가 유일하다.
예전부터 투자업계에서는 팀스가 우회상장 창구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실제 팀스는 몇몇 회사로부터 유리한 조건의 인수합병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팀스는 우회상장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유통비율은 23%에 불과하고 부채비율은 4년 연속 5~6%에 그쳤다. 합병 이후 경영권을 확보하기 수월하고 별다른 제반작업도 필요하지 않다. 다만 퍼시스그룹은 당장의 일룸 상장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퍼시스 관계자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팀스와 일룸 간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단행된 조치"라며 "가격과 품질 관리력을 강화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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