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28일 07: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옛 KDB대우증권은 마스터PB 제도를 활용해 프라이빗뱅커(PB)를 관리했다. 2년 연속 관리자산 300억 원·연 수익 5억 원 이상을 달성한 PB는 '마스터PB', 관리자산 1000억 원·연 수익 10억 원 이상을 달성한 PB는 '그랜드마스터PB'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다. PB 개인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하고 합당한 보상을 제공하자는 게 마스터PB 제도의 골자였다.지난해 말 합병 미래에셋대우 출범 후에도 마스터PB 제도는 명맥을 이어왔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초 옛 KDB대우증권 출신 PB들을 대상으로 그랜드마스터PB와 마스터PB를 각각 6명, 14명 선발했다. 옛 미래에셋증권은 지점별로 성과를 평가해왔지만 합병 초기 직원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옛 KDB대우증권의 인사평가 제도를 병행한 것이다.
하지만 마스터PB 제도는 최근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됐다. 미래에셋대우가 옛 미래에셋증권이 사용하던 조직성과제를 전 영업점에 일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제도 지속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지점별 성과 평가가 이뤄지는 가운데 PB 개인의 성과 보상에 초점을 맞춘 마스터PB 제도가 존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마스터PB를 꿈꾸며 관리자산과 수익을 늘려 온 PB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법 하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는 연봉보다 5배 높은 수익을 내는 PB에 한해 개인성과제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고수익을 내는 PB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일 뿐 대다수 PB는 조직을 중심에 둔 성과평가제도 아래에서 연봉의 5배 수익을 올리기 힘들다는 평가다.
영업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것도 불만 요인이다. 옛 KDB대우증권 PB들은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자유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왔지만 앞으로 본사와 지점의 전략 상품 영업에 더 주력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리테일전략부문을 신설하는 등 본사의 전략 추진과 지점 관리 기능에 힘을 싣고 있다.
기로에 선 마스터PB 제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마스터PB 제도와 조직성과제 중 어느 방식이 더 낫다고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만 마스터PB 제도가 없어지면 과거와 같은 동기 부여가 힘들고, 능동적으로 자산관리에 나서는 PB가 아닌 전략 상품만 파는 영업사원을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외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에셋대우가 선택한 성과평가제도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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