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주도 성장, 구조적 소비증가로 이어질 것” [2017 더벨 경영전략 포럼]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장기적 내수성장 관점서 접근해야”
이상균 기자/ 심희진 기자공개 2017-11-29 08:45:30
이 기사는 2017년 11월 28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 중 하나인 소득주도 성장론이 현재 한국경제의 소비 감소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노동소득 분배율의 상승효과가 투자와 순 수출 감소폭보다 더 클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소득주도 성장 효과는 단기적인 경기 부양책이 아닌 장기적인 내수 성장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총수요는 소비, 투자, 순수출 등을 합산해 계산한다. 노동소득 분배율이 개선될 경우 소비가 늘어나는 반면 투자와 순수출이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주 교수는 이 같은 원칙이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노동소득 분배율이 하락하면서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결국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며 "그렇다고 투자와 순수출이 크게 늘어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에서 가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은 편"이라며 "이는 소득 증가가 수요 확대 촉진에 효과가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면 우리나라의 투자 수준은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확대 여력이 많지 않다"며 "세계 경기에 의존하는 수출도 급격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 교수는 "총 공급을 구성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노동과 저축 의지도 여전히 높은 편"이라며 "인플레이션도 낮기 때문에 국내 경제에 공급이 부족하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소득 증가를 통한 분배 개선이 소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겠지만 그 효과는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소득주도 성장을 단기 부양책이 아닌 장기적인 내수 성장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그는 △최저임금, 근로장려세제, 실업보험 3박자 조화 △부동산 가격의 안정화 △공교육 혁신으로 교육비 인하 △세제 개편을 통한 기업소득의 환류 유도 △출산율 제고, 획기적 인구 대책 수립 등을 제시했다.
주 교수는 "향후 인구 감소로 예상되는 내수 침체와 핵심 노동력 부족 현상은 분배 악화보다 더 큰 역풍을 가져올 것"이라며 "향후 10~15년간 국가부채비율 증가를 감수해서라도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서 총수요를 늘리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 등 소득 이전 정책은 증세로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며 "장기적으로 중부담, 중복지, 중소비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발표 전문>
최근 우리 사회의 관심은 임금 증가 또는 노동소득분배율 상승이 경제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있다. 포스트 케인지언(Post-Keynesian) 이론에 따르면 임금 상승에 따른 소비 증가는 투자 확대, 자본 축적, 노동생산성 향상 등의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한국 경제는 총공급(생산)이 아닌 총수요(지출) 부족 현상에 직면해 있다. 총수요를 구성하는 요인 중 하나인 가계소득이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노동소득분배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개별 기업들의 저임금 전략은 경제 전체로 봤을 때 비용의 역설을 유발할 수 있다. 모든 기업이 임금 비용 낮출 경우 우리나라 소득 수준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른 전체 지출 감소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대표적인 예다.
따라서 분배 정책을 개선해 중간층 이하의 소득을 높이는 것이 경제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구조적으로 총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에는 최저임금 상향 조정, 근로장려세제 및 실업보험 확대, 부동산 가격 안정 정책 등이 있다. 특히 부동산 정책이 중요한 이유는 집값이 상승할 경우 부동산을 소유하지 않는 사람은 목표 저축 금액을 올리게 되는데 이것이 소비 축소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인구 절벽 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소득주도 성장이 필요하다. 설령 국가 부채비율이 현재 39~40%에서 더 상승한다 해도 이를 감수하고 확장정책을 펼쳐야 한다. 증세를 실시하되 증세 규모를 뛰어넘는 재정 확대 전략을 펴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저복지·저소비·저부담 구조에서 궁극적으로 중복지·중소비·중부담 구조로 가야한다.
물론 소득주도 성장도 그 자체만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에 기업 규제 완화, 노동유연성 제고 등의 혁신 성장이 뒷받침돼야 한다. 다만 소득주도 성장과 모순을 일으키는 수준은 안 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