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1월 30일 0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3년간 호황을 만끽했던 부동산 시장이 이제는 급격한 경기 위축이 우려될 정도로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수요를 억누르는 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고 시장금리 상승으로 부동산 구입비용은 증가하고 있다.반면 건설사들이 최근 수년간 주택분양을 크게 늘리면서 올해와 내년 입주를 앞둔 아파트는 각각 40만 가구가 넘는다. 수요와 공급이 엇박자를 내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도처에 악재가 넘쳐나고 모두가 부동산 경기의 악화를 걱정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부동산 경기 하락은 최소 2020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지만 정작 그 이후에는 주택공급이 급격히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14년 9월 이후 공공택지지구 추가 지정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민간 건설사에게 공급하던 아파트 용지 매각도 멈췄다.
LH는 건설사에게 땅을 공급하는 사실상의 도매업자 성격을 지닌다. 건설사들이 최근 수년간 주택 분양을 늘릴 수 있었던 것도 LH의 공공택지 공급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실제로 LH는 2007~2010년 매년 5000만㎡ 이상의 공공택지를 공급했다. 2007년 공공택지 공급 규모는 역대 최대인 6523만㎡를 기록했다.
우려스러운 점은 LH의 공공택지 공급 실적이 줄어도 너무 줄었다는 점이다. LH는 2011년부터 공공택지 공급 규모를 1000만㎡ 안팎으로 축소했다. 지난해에는 791만㎡로 줄었다. 주택 공급 과잉이 우려되면서 공급량을 조절한 것이지만 그 기간이 무려 6년간 지속되고 있다.
LH는 공공택지 신규 지정까지 중단한 상태다. 보통 공공택지 지정 이후 민간 건설사에게 공급하기까지 최소 3년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2020년까지 LH의 공공택지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셈이다.
시장 가격은 철저히 수요와 공급으로 좌우된다. LH의 공공택지 공급 규모가 늘어나지 않는 이상, 2020년 이후 주택공급은 급격히 줄게 되고 이는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아무리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고 정책을 내놓아도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주택가격의 안정은 꾸준한 공급이 뒷받침 돼야 한다. 3년 뒤 부동산 가격의 급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LH의 공공택지 공급이 재개돼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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