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털린 롯데제과, 하브모르 인수 신용도 부담 [Rating Watch]보유 지분 모두 지주사가 가져가…재무안정성 저하, 신용도 훼손 불가피
이길용 기자공개 2017-12-04 10:16:09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1일 16: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소외됐던 롯데제과가 인도 하브모르 인수로 신용도 훼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분할 전에는 2조 원이 넘는 보유 계열사 지분이 롯데제과의 초우량 신용도를 지켜줬지만 지주사에 지분을 넘기면서 1600억 원에 달하는 인수 대금이 신용도에 부담이 되고 있다. AA급 신용도를 훼손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전보다는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됐다는 지적이다.롯데제과는 지난달 23일 인도 하브모르 지분 100%를 1645억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하브모르는 인도 구자라트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현지 유제품 생산 전문업체인 '아물(Amul)'에 이어 2번째로 큰 유제품 기반의 아이스크림 메이커로 알려져 있다. 올해 기준 연 매출액은 약 900억 원에 달하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는 80억~9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인도 하브모르 인수는 롯데제과 신용도에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제과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가장 악영향을 받은 계열사다. 롯데제과는 분할 전 2조 원이 넘는 계열사 지분을 보유했다. 롯데제과 19.29%, 롯데푸드 9.32%, 롯데쇼핑 7.86% 등 그룹의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이 상당한 수준이었다. 롯데제과는 분할 과정에서 이 지분을 모두 지주에 넘겼고 사업회사만 남게 됐다.
분할 과정에서 해외 자회사도 지주사에 넘겼다. 특히 이익을 창출하면서 롯데제과 실적에 기여했던 카자흐스탄 라하트(Rakhat)와 파키스탄 콜슨(Kolson)이 지주사에 남게되면서 사업적인 면에서도 손실이 불가피하다. 라하트와 콜슨은 올해 3분기까지 각각 167억 원과 104억 원이 이익을 기록했다.
사업·재무적인 부문에서 모두 손해를 보면서 분할 전 차입금도 모두 사업회사에 이관돼 재무구조는 악화됐다. 롯데지주가 회사채의 경우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지만 재무안정성 저하를 막을 수는 없었다. 롯데제과가 50%대로 안정적으로 유지했던 부채비율은 100%를 훌쩍 넘어섰다.
실적 축소와 재무구조 악화라는 악재를 맞은 롯데제과가 인수·합병(M&A)에 1645억 원의 자금을 사용할 경우 신용도에는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분할 후 롯데제과의 순차입금은 4288억 원으로 예상된다. 1645억 원의 인수 자금을 마련하게 될 경우 순차입금은 6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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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용평가 3사는 아직 롯데제과의 자체 신용도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모두 롯데지주가 롯데제과 회사채에 대한 연대보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롯데지주 등급과 동일하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AA+(부정적), NICE신용평가는 AA+(안정적)으로 평정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채권 조달을 위해 자체 신용등급을 의뢰할 경우 신용도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제과는 2014년 이후 연간 2000억 내외의 EBITDA를 기록했는데 이번 분할에서 핵심 해외 자회사들이 지주사에 남게 되면서 일정 부분의 현금창출력 훼손이 예상된다. 이번에 하브모르까지 인수하게 될 경우 순차입금이 6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순차입금/EBITDA는 3배 수준까지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기업평가 음식료업 신용평가 방법론에 따르면 AA와 A급 순차입금/EBITDA 기준은 각각 1.5배 이하와 3.5배 이하다. 롯데제과의 안정적인 제과업 시장지위와 현금창출력 등을 고려하면 AA급은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전과 같은 초우량 등급을 향유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제과는 2013년 카자흐스탄 라하트를 약 18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에는 롯데제과의 재무구조가 워냑 우량해 1800억 원 규모의 투자는 신용도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 이후 곳간이 비게 되면서 비슷한 규모의 M&A가 롯데제과 신용도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도래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는 보유 지분 가치가 초우량 등급을 탄탄하게 지지해줬다"며 "그룹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사실상 소외되면서 이제는 초우량 신용도가 흔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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