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2016년과 다르다" 힘겨운 공모 예고…IB도 고심 [삼성중공업 유상증자]구주주 등 신뢰저하, 불확실성 확대…계열사 지원, 배임 우려 부담

김시목 기자공개 2017-12-08 11:14:22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7일 11: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무난히 조 단위 유상증자에 성공한 삼성중공업이 재차 나선 빅딜에서도 자금유치를 성사시킬 수 있을까. 업계는 지난해와 달리 적잖은 변수들이 떠오르면서 공모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모까지 5~6개월 가량 남아 있지만 이미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다. 주관사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마친 IB들 역시 어려운 딜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장의 족쇄는 지난해 주주청약에 참여했던 우리사주 및 구주주 등의 불신이다. 내년까지의 적자지속으로 불가피해진 실적·재무구조 둔화 등 내부 악재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 오히려 조달액은 대폭 늘렸다. 단일 유상증자 중 규모만으로는 역대급이다.

삼성중공업은 6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규모는 1조 5000억 원이다.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안건을 승인한 뒤 단가 확정, 청약, 주금 납입 등의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증자 완료 시점은 2018년 5월이다.

조 단위 유상증자를 밝힌 삼성중공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유상증자에 나섰을 때와는 상황이 판이한 탓이다. 당시만 해도 한 차례의 증자를 통해 위기 상황을 돌파하면 정상화에 가까워질 것이란 신호를 보냈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당장 우리사주·구주주 청약자들은 거듭되고 있는 유상증자에 대한 부담감이 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공업 지분을 들고 있는 삼성전자 등 계열사들 역시 지원 여력과는 별개로 계속된 증자 참여에 해당 기업 주주들로부터 배임 의혹을 받을 수도 있다.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유상증자 공모는 정상화에 대한 약속을 기반으로 기존 주주들을 설득한 게 주효했다"며 "똑같은 대규모 유상증자는 상당한 족쇄"라고 말했다. 이어 "계열사들 역시 연거푸 지원이 자칫 배임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올 연말은 물론이고 내년까지 이어질 무더기 손실로 인한 불확실성은 걸림돌로 지목된다.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 발표와 함께 올 매출과 영업손실 전망치로 각각 7조 9000억 원, 4900억 원을 제시했다. 내년 역시 5조 1000억 원, 2400억 원으로 내놨다.

이를 잘아는 IB들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조 단위 빅딜인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란 점에서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일차적이지만 어려운 딜이 될 것이란 사실을 모두가 직감하는 분위기다. 무난히 조달을 마쳤던 지난해와는 크게 달라졌다는 관측이다.

IB 관계자는 "조만간 삼성중공업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한 준비는 하고 있다"며 "하지만 증자 환경이 지난해와 올해 판이해서 하우스들 대부분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가가 벌써 급락한 것도 징후"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