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2월 07일 18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AA+, 부정적)이 만기 3년짜리 장기 기업어음(CP)을 처음으로 발행한다. 총 1500억 원을 조달할 예정이다. 조달 자금은 만기를 앞둔 CP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공모채 수요예측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15일 15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을 발행한다. 만기는 3년이며 할인율은 연 2.427%로 책정됐다. DB금융투자가 어음발행 실무 업무를 맡았다.

만기 1년 이상의 CP 발행을 원하는 기업은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2년 '금융투자업 규정'과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이러한 내용을 포함시킨 바 있다. 다만, 공모 회사채처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 절차를 밟지는 않는다.

롯데쇼핑은 하반기부터 사모 시장을 노크해왔다. 올 6월과 8월에 걸쳐 2000억 원 어치의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두 번 모두 5년물, 7년물로 구성돼 만기가 상대적으로 긴 편이었다. 당시 크레딧 시장에서는 회사가 차입구조 장기화에 나선 것으로 봤다.

공모채 발행에도 적극적이었다. 연초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공모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총 발행 규모는 7600억 원이다. 모집 자금들은 대부분 차환에 사용됐으며 일부는 상품대금을 조기 지급하는 데 쓰였다.

롯데쇼핑은 이번 조달 자금을 CP 상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내년 2월과 3월 각각 500억 원, 1000억 원 규모의 CP 만기가 예정돼있다. 6월 1100억 원 어치 사모사채 만기도 앞두고 있어 자금 수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공모채 수요예측을 피하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여력이 충분한데도 공모채 발행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CP 발행에 나섰다는 것. 2012년 회사채 수요예측 도입 후 일부 대기업들이 이를 회피하기 위한 용도로 공모 CP를 발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롯데쇼핑이 발행 예정인 CP의 신용등급을 'A1'으로 매겼다. 롯데지주 출범과 함께 분할합병됐으나 채무상환능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현재 롯데쇼핑의 기업신용등급(ICR)은 'AA+, 부정적'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3년짜리 기업어음증권을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연말 시즌이라 회사채를 발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CP로 자금을 조달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