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로보어드바이저, 혹독한 성장통 비대면 일임업 허용 전망 불구 사모펀드 운용사로 '체질 개선'

이충희 기자공개 2017-12-18 14:43:12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5일 14: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 초 알파고 열풍을 타고 금융권에 잇따라 데뷔한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회사들이 혹독한 성장통을 겪고 있다. 시장 초기 로봇이 펀드매니저를 대신할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까지 나오면서 업계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매분기 영업실적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회사들마다 손실이 쌓이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쿼터백자산운용은 자본금 3억원 증자 안건을 이달 초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쿼터백운용은 지난 8월과 9월에도 총 두차례 7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세건 증자 모두 모기업 쿼터백그룹과 데일리금융에서 실탄을 지원했다.

쿼터백운용의 증자는 회사가 연속 적자로 자본잠식 상태가 지속되자,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 자본금 요건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인 것으로 업계에서는 해석했다. 쿼터백운용의 올해 누적 영업적자는 지난 3분기까지 12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 납입자본금이 70억원 수준인 것에 비하면 적자 규모가 작지 않은 편이다.

사정은 투자자문업·일임업 인가를 받은 다른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도 비슷하다. 디셈버앤컴퍼니의 3분기 누적 적자는 13억 원, 파운트투자자문은 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 3분기부터 영업을 시작한 파봇투자자문 영업적자는 약 1억원 수준이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이 갖고 있는 사업 형태로는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날 수 없다고 진단하고 있다. 대부분 회사들은 대형 자산운용사 펀드에 투자자문을 하고 수수료를 받거나 시중은행, 증권사에 AI엔진 납품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이 운용사로부터 가져가는 펀드 자문수수료는 보통 30bp 안팎으로 수익성이 떨어진다"면서 "은행 등에 납품하는 AI엔진 역시 일회성 계약으로 끝나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로보어드바이저의 비대면 일임업 단계적 허용을 고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회사 수익으로 직접 연결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생소한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과 온라인 자문 계약을 맺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시중은행이나 대형 증권사들도 비대면 자산관리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유료 고객을 유치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개인들이 업력이 짧고 시장 검증이 덜 된 회사와 자문 계약을 체결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융AI를 활용한 개인 자산관리 전문 회사를 목표로 내걸었던 로보어드바이저들은 속속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가장 먼저 라이선스를 획득한 쿼터백자산운용은 올들어 사모펀드 규모를 크게 늘렸다. 쿼터백의 사모펀드 운용규모는 지난해 말 170억원에서 지난 3분기말 740억원으로 570억원 가량 증가했다. 운용수수료가 쌓이는 내년부터는 수익성이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디셈버앤컴퍼니 역시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로 전환하기로 확정하고 내년초 금융당국에 등록을 신청하기로 했다. 현재 투자자문업 라이선스만 보유한 파운트투자자문은 지난달 16억원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먼저 투자일임업 등록 신청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추후 사모펀드 운용 라이선스까지 추가한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초기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하겠다고 나선 대다수 로보어드바이저 회사들이 사모펀드 운용사나 투자일임업 자문사와 비슷한 모델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며 "비대면 일임업이 허용된다 하더라도 소액 투자자 대상 자산관리 시장 전망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을 이들도 인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