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회사채도 뚝 [2017 Big Issuer 분석]차환 수요, 현금 대응…내년 만기 1조, 빅이슈어 회복 여부 '관심'
양정우 기자공개 2017-12-18 15:33:10
이 기사는 2017년 12월 15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탑티어(Top-Tier)로 자리잡은 삼성그룹은 국내 회사채(SB) 시장에서 빅이슈어 자리를 내놓은 지 오래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등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 투자자 앞에 나서 크레딧 IR이나 수요예측을 진행하기 껄끄러운 상황이 됐다. 삼성전자 등 주력 전자 계열의 캐시플로우가 워낙 탄탄해 굳이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도 없었다.그룹 내에서 큰손이었던 옛 삼성테크윈(현 한화테크윈)과 삼성토탈(현 한화토탈) 등 화학 계열은 이미 삼성의 품을 떠났다. 그나마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이 꾸준히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내년 만기 회사채가 1조 원에 육박하는 만큼 역시 '나홀로 분발'이 예상되고 있다.
15일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삼성그룹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65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7000억 원보다 500억 원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그룹별 발행 순위도 지난해 15위에서 올해 16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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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호텔신라(2500억 원)을 시작으로 11월과 12월 삼성물산(2000억 원)과 삼성증권(2000억 원)이 회사채를 찍어냈다. 올해엔 호텔신라의 발행량이 다소 많았지만 현재 그룹의 회사채 발행에서 무게감이 가장 큰 계열사는 삼성물산이다. 지난해엔 7000억 원이 모두 삼성물산이 발행한 물량이었다.
삼성물산은 본래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빅이슈어로 꼽혀왔다. 하지만 과거 삼성그룹이 연간 3조 원을 찍어낼 땐 삼성의 화학사들과 발행 비중을 양분해 왔다. 삼성테크윈과 삼성토탈 등 화학 계열사가 한화그룹에 안긴 뒤부터 그룹의 발행 물량을 나홀로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는 국내외에서 손꼽히는 현금 부자들이다. 사실상 국내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릴 이유가 없다.
한국 최고의 기업 삼성전자는 국내에서 신용등급 자체를 갖고 있지 않다. 회사채 발행 물량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역시 전자 계열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지난해 회사채 상환을 마지막으로 신용등급이 소멸됐다. 신용평가업계에선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국내 신용등급이 각각 AAA와 AA+를 받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삼성그룹이 회사채 발행 규모를 다시 수조 원 대로 늘리는 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 계열사의 입지, 화학 계열사 매각 등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만 내년엔 삼성물산이 발행 물량을 대폭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만기 회사채의 규모가 9700억 원에 달하고 있다. 3월 1500억 원 회사채를 시작으로 매분기 수천 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갚아야 한다. 차환 발행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연간 발행 규모가 1조 원 수준으로 확대될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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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삼성물산의 신용등급으로 'AA+, 안정적'을 부여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최상위 계열로서 입지를 인정받아 조달비용 부담이 덜한 상태다. 올해 상반기 말 자산총계(연결기준)는 47조 원에 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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