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12월 19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영준 금감원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장(경희대 경영학과 교수)은 금융소비자 권익 제고와 금융회사 중심의 금융관행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금감원에 법적 제재 권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자문위원회의 개선 권고안에 포함된 금감원의 제재 권한이 과도한 것이 아니냐라는 지적에 대해선 금융위원회에서 줄곧 제기해왔던 주장이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19일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가 내놓은 개선 권고안을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금융 소비자보호에 전문적 식견을 가진 13명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는 감독당국의 금융소비자 권익을 제고 하기 위한 방안으로 '사후적 금융소비자 피해구제 강화', '사전적 금융소비자 피해예방 강화', '금융정보 격차해소 및 편의성 증진을 위한 인프라 개선' 등을 내놨다.

이날 자문위원회 개선 권고안을 발표한 권 위원장은 "금융회사의 일방적인 소제기 행위 차단, 분쟁조정위원회 결정에 대한 편면적 구속력 부여 추진이 금감원에 과도한 권한을 부여한 것이 아니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금융위가 자기 입장에서 그런 얘기를 꺼낸 것 같다며 법적 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재 권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감원이 국민적 지지를 받기 위한 어떤 안건을 제시하면 금융위가 자기 업무를 침해하고 있다며 견제해왔다"며 "경찰과 검찰이 수사권을 두고 수년 간 다툰 것처럼 금감원과 금융위도 그런 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그동안 감독체계 개편과 제재 권한 등을 두고 마찰을 빚어 왔다. 금감원은 민간 금융기관의 위법·부당행위를 밝혀내는 감독기관으로서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제재권 보유가 필수적이다. 반면 금융위는 '금융규제 운영규정', '제재심의원회의 개편' 등을 통해 금감원의 제재 권한에 제약을 걸어왔다.

권 위원장은 "금감원의 권한이 무서워서라도 금융사들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자제하지 않겠냐"며 "이미 선진국에서는 다 그렇게 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고동원 금융감독 감사·제재 프로세스 혁신 TF 위원장(성균관대교수)의 발언으로 두 기관의 사이에 냉기류가 흐르기도 했다. 고 위원장은 "금융위 소관인 감독규정 제·개정권을 금감원으로 넘기면 훨씬 효율적인 감독 감사 체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위와 충돌 가능성을 의식한 듯 고 위원장의 개인적인 견해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감독규정을 금감원에서 맡아야 한다는 의견은 끊임없이 제기됐던 사안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