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家 이호진의 통큰결단, 1000억 주식 무상증여 사재 털어 내부거래 고리 끊어, '일감규제' 해소 재도약 기반 마련
심희진 기자공개 2017-12-27 12:43:34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6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태광그룹이 오너일가 소유 계열사 3곳을 합병하는 등 대대적인 지배구조 재편이 나선다.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사진)의 결단이 시발점이 됐다. 이를 계기로 태광그룹이 다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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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개혁 요구에 발맞춰 지배구조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일환으로 풀이된다. 태광그룹을 둘러싼 일감 몰아주기 등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이 전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 전 회장 보유 지분은 내년 상반기 중 법적 검토를 거쳐 증여 방식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며 "공정위의 개혁 요구에 맞춰 지배구조 개선, 일감 몰아주기 등 내부거래의 근원적 해결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태광그룹이 총수일가 내부거래 이슈로 주목받기 시작한 건 지난 7월부터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준이 자산총액 10조 원에서 5조 원 이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약 7조 원의 자산총액을 보유하고 있는 태광그룹은 공정위 칼날을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됐다.
태광그룹 오너일가는 선제적인 지분 정리에 나섰다. 앞서 지난 7월 이 전 회장 등은 와인 유통업체인 메르벵에 보유하고 있던 주식 전량을 정리했다. 55억 원 규모의 해당 지분은 태광관광개발에 무상으로 증여됐다. 이 전 회장은 디자인 업체인 에스티임 지분도 티시스에 매각했다. 염색업체인 세광패션 주식 역시 태광산업에 팔았다.
업계 관계자는 "메르벵, 에스티임, 세광패션 등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아 공정위 검토 대상에 올랐던 계열사들"이라며 "내년에 티시스에 대한 지분 정리까지 마무리되면 일감 몰아주기 이슈는 완전히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총수 부재로 동력을 잃은 태광그룹이 이번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고 있다. 태광그룹은 이 전 회장이 그룹을 이끌기 시작한 2004년부터 사세를 본격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섬유, 화학 중심이었던 그룹 포트폴리오가 미디어, 금융 등으로 다양해졌다. 특히 2006년 인수한 흥국화재는 그룹 매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는 주력 계열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2011년 이 전 회장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면서 공격적 투자 기조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태광산업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매출도 2011년 이후 5년 만에 절반가량 줄어드는 등 위축됐다.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등 분위기 쇄신을 통한 성장동력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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