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그룹, 인수구조 어떻게 설계할까 [돌아온 윤석금 코웨이 도전]②계열사 후순위 에쿼티+FI 중순위 메자닌+선순위 대출 유력
한형주 기자공개 2017-12-28 10:10:10
[편집자주]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코웨이 인수를 공식 선언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였던 코웨이를 매각한 지 5년 여만이다. 샐러리맨 신화에서 법정관리 신청과 졸업에 이르기까지 격랑의 소용돌이 한복판에 내몰렸던 윤 회장은 코웨이 재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에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코웨이 M&A로 또 다시 이슈의 중심으로 등장한 웅진그룹과 윤 회장의 행보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이 기사는 2017년 12월 27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그룹은 시가 기준 예상 거래가가 2조 원대에 달하는 코웨이 경영권 확보를 위해 어떤 인수구조를 설계할까. 기본 골격은 계열사 자금 동원-재무적 투자자(FI) 유치-레버리지 활용 등으로 요약된다.지주사 ㈜웅진이 코웨이 인수주체로 나선다고 가정할 때 구원투수로 등용할 만한 계열사는 그룹 내 캐시카우인 웅진씽크빅 정도로 파악된다. 웅진에너지 등 다른 계열사들의 자금 사정은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인수합병(M&A) 업계에선 ㈜웅진과 웅진씽크빅이 자체 보유현금에 회사채 발행 등 시장성 조달을 총망라해도 가용 유동성은 5000억 원을 넘기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웅진그룹의 인수 여력을 초월하는 대형 FI 한두 곳과의 파트너십, 아울러 인수금융(Loan) 마련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으로 이어진다.
흔히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MBK파트너스 소유의 코웨이 지분 인수용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뒤 △웅진 계열사들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아 후순위 에퀴티에 투자하고 △FI를 초청, 그 윗단의 중순위 메자닌(RCPS 등) 투자를 맡기는 것이다. 부족분에 대해선 금융권에서 인수금융을 제공받아 충당하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26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코웨이 시가총액은 7조 2500억 원가량이다. 거래 대상인 MBK파트너스 보유지분 26.8%로 환산한 지분가치는 1조 9000여억 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한 매매가는 2조 원을 가뿐히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히 계산해도 웅진그룹은 5000억 원 이상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내지 펀드레이징 능력을 갖춘 FI를 모집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LTV(Loan to value ratio) 50%를 상회하는 수준의 인수금융을 끌어 써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현금창출력이 뛰어난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는 형태(주식담보대출)라면 LTV 상향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웅진그룹의 코웨이 인수 전략 수립이 쉬운 행보는 아닐 거란 추측이 가능하다.
웅진그룹은 레버리지를 되도록 최소화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의 바람대로라면 후순위 에퀴티와 RCPS가 거래구조에서 대부분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웅진은 현재 코웨이 지분 인수에 동참할 복수의 FI 후보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FI 입장에선 코웨이의 우수한 영업현금창출 능력과 '세일즈맨 신화' 윤석금 회장 간 재결합 시너지, 이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 등을 염두에 두고 참여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물론 코웨이의 실적이 정점에 다다랐을 때 인수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우려, 수 년 뒤 웅진그룹을 통한 투자금 회수(엑시트) 가능성, 실패시 웅진에게 충분한 보상 능력이 있는지 등에 대한 판단도 FI의 몫이다.
다만 어렵게 2조 원대 자금을 끌어 모은다 해도 막상 MBK파트너스의 매각희망가 눈높이에 부합할지 또한 미지수다. 웅진그룹이 경영권 인수를 타진 중이란 소식이 터져 나온 지난주 초까지만 해도 코웨이 시총(26.8% 기준)은 2조 2000억 원에 육박했다. 여기에 30% 안팎의 프리미엄만 얹어도 에퀴티 밸류는 2조 원대 후반에 이른다.
일주일 새 코웨이 시총 약 3000억 원이 증발하는 것을 목격한 MBK로서는 웅진의 출현이 반가울리 없다. 지난 20일 MBK가 코웨이 공시를 통해 "지분 매각을 추진하거나 검토한 적 없다"고 밝힌 것은 주가방어 차원, 나아가 '웅진은 코웨이를 인수할 여력이 안된다'는 자체적인 판단을 시장에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국내 M&A 시장에서 성사된 매매금액 조 단위 딜 중 전략적 투자자(SI)와 FI 조합으로 이뤄진 거래로는 2015년 한앤컴퍼니-한국타이어 컨소시엄의 한라비스테온공조(현 한온시스템) 인수 등을 들 수 있다. 당시 컨소시엄은 경영권 지분 69.99%를 취득했는데, 한앤컴퍼니가 50.5%로 과반 이상을 가져가고 한국타이어는 19.49%만 매입했다. 총 인수자금 3조 8130억 원 중 인수금융 규모는 약 1조 7000억 원이었다.
지난해 마무리된 CJ그룹의 터키 마르스엔터테인먼트 인수 거래에선 CJ CGV가 3000억 원, 다른 계열사인 CJ E&M과 사모투자(PE) 운용사 IMM PE가 각각 1000억 원, 메리츠증권이 총수익스왑(TRS)으로 3000억 원을 지원해 총 8000억 원에 납입이 완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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