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03일 14: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테크윈이 2018년 시큐리티(security) 부문의 대대적인 해외 투자를 예고했다. 시큐리티 부문이 전체 실적을 잠식하는 불안 요소로 대두되고 있는 만큼 공격적 영토 확장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연철 한화테크윈 시큐리티 부문 대표이사(부사장)는 지난 2일 판교 연구개발(R&D)센터에서 시무식을 갖고 "아시아 지역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통해 고객사와의 상생 관계를 구축하는 등 시장 확대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한화테크윈 시큐리티 부문은 소니(Sony), 시게이트(Seagate)로부터 공급받은 하드디스크를 활용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저장장치, 모니터, 카메라 모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시큐리티 부문이 연간 사업계획을 대외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연철 한화테크윈 시큐리티 부문 대표이사가 지난 2일(화) 판교R&D센터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2018년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17년 시큐리티 부문은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누적된 매출액은 4460억 원, 영업손실은 40억 원이다. 증권업계에선 2017년 시큐리티 부문의 영업적자가 100억 원 안팎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화테크윈이 2015년 12월 보안·정밀제어 부문을 시큐리티 및 산업용장비로 분할해 실적 개선을 꾀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중국기업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밀리면서 수익성이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2015년만 해도 14만 원 이상이었던 한화테크윈의 평균 CCTV 판매가격은 2016년 13만 6000원, 지난해 상반기 12만 3000원 등으로 줄곧 하락했다. 출혈 경쟁을 감수하면서까지 판매가격을 낮췄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15년 3.8%에서 지난해 3%로 떨어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한화테크윈은 활로 모색을 위해 베트남에 제2의 거점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 베트남 박닌성 꾸에보 산업단지에 약 1억 달러(한화 1150억 원)를 들여 6만㎡ 규모의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김 대표는 어제 열린 시무식에서 오는 3월 안으로 베트남 공장을 본격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공장은 중국 톈진공장과 더불어 CCTV, DVR(영상저장장치), 전자칩 등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화테크윈의 CCTV 사업부가 동남아시아 공략에 실패한 것이 뼈아팠다"며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공장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 중인데, 이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진 당분간 수익성 회복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분위기 쇄신을 위해 새롭게 선임된 김 대표는 중동 지역 공략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잠재적 가능성이 큰 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해 두바이 법인을 설립했다"며 "급격히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재빨리 대응하기 위해 시나리오 경영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요 시장인 북미와 유럽 지역에선 인공지능(AI)이 접목된 CCTV인 와이즈넷 엑스(Wisenet X) 시리즈를 중심으로 판매 네트워크를 넓힐 방침이다. 와이즈넷 엑스 시리즈는 지난해 유럽 최대 영상감시솔루션 공급사인 아나로그디바이스(ADI)로부터 최고의 신제품상을 수상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