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T인베, '과기부·특허청' 불협화음 불똥? '공공기술 사업화' 목적 두고 이견, 특허계정 잇단 탈락 '폐업결정'
정강훈 기자공개 2018-01-15 07:59:00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1일 11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 부처와 탄탄한 모기업을 등에 업고 출범한 KST인베스트먼트가 1년 만에 폐업을 하게 됐다. KST인베스트먼트 정체성과 부합하는 펀드들이 나왔는데도 출자사업에서 계속해서 고배를 마셨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관련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와 특허청 간의 '불협화음'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KST인베스트먼트는 공공기술 사업화라는 정책적 목적을 위해 과기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가 주도적으로 설립했다. 과기부 산하의 연구기관들이 공동으로 출자한 한국과학기술지주(KST)가 KST인베스트먼트의 모기업이다. 과기부 내부적으로 정부 출연 연구소들의 기술에 투자할만한 전문 벤처캐피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과거에 이 같은 역할을 한 곳이 이노폴리스파트너스와 대덕인베스트먼트다. 이노폴리스파트너스는 '대덕 특허기술사업화 펀드'를 결성하면서 생긴 유한책임회사(LLC) 벤처캐피탈로 대전 대덕에 본사를 뒀다. 대덕인베스트먼트는 대덕연구개발특구의 벤처기업들이 합심해 설립한 창업투자회사였다.
두 운용사의 펀드 운용성과는 준수했다. 그러나 이노폴리스파트너스는 서울로 이전하면서 특허기술사업화 외에 여러 펀드를 운용하는 벤처캐피탈로 성격이 바뀌었다. 대덕인베스트먼트는 주주 문제로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과기부가 전문적으로 공공기술 사업화를 맡을 벤처캐피탈을 직접 세운 것이다.
KST인베스트먼트는 출범 직후인 2016년 11월 한국벤처투자의 수시 출자사업에 특허계정에 지원했다. 공공기술 사업화라는 KST인베스트먼트의 목적과 기술 및 지적재산권(IP)에 투자하는 특허기술사업화 펀드의 목적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정부 관계자는 "당시 심사에서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세운 KST인베스트먼트가 관련 기업에만 투자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고 밝혔다.
관점에 따라 펀드의 주목적 투자 기준에 부합하고 운용 성과만 좋다면 투자 대상이 순수한 민간기업인지, 공공기술을 보유한 기업인지 여부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 그러나 특허청 예산으로 과기부의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는 자체를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한 달 후 비슷한 일이 재연된다. 과기부는 2016년 12월에 보도자료를 통해 총 1500억 원의 벤처펀드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1호 펀드는 이노폴리스파트너스가, 2호 펀드는 KST인베스트먼트가 각각 운용한다는 내용이었다. 1호 펀드는 국민연금이 출자를 확정했고 나머지를 과기부 산하 재단인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서 대기로 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2호 펀드는 모태펀드(특허계정)가 100억 원을 출자하고 과기부가 15억 원, 민간 출자자(LP)가 35억 원을 각각 출자한다는 '계획 단계'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펀드가 결성되지 않을 것을 볼 때 당시 모태펀드(특허계정) 출자는 확정되지 않았던 사안이었다. 게다가 특허청이 대부분 출자하는 펀드를 두고 과기부에서 먼저 보도자료로 배포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이후에도 KST인베스트먼트는 특허계정에 출자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심사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추경 예산을 통해 이뤄진 3차 정시 출자사업에서도 중진특허협력 계정의 지식재산권 펀드 결성을 제안했다. 당시 지원사는 총 3곳으로 아이디벤처스가 200억 원, 시너지IB투자와 KST인베스트먼트가 각각 100억 원씩을 요청했다.
그러나 지원사 중 아이디벤처스는 매각이 진행 중이어서 출자를 받기 힘든 상황이었다. 시너지IB투자와 KST인베스트먼트의 출자 요청액은 배정된 예산인 200억 원과 동일해 사실상 경쟁률은 1대 1에 불과했다. 그러나 시너지IB투자만 운용사로 선정되면서 100억 원이 투입됐고 나머지 예산은 집행되지 않았다. 추경 예산에서 총 8700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지만 실제 집행된 예산은 8600억 원에 달했다.
당시 KST인베스트먼트의 심사 탈락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KST인베스트먼트는 모회사 등으로부터 출자확약서(LOC)를 확보해 펀드레이징은 문제가 없었다. 결국 해당 출자사업을 끝으로 한국과학기술지주는 KST인베스트먼트를 정리키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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