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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한은, 검사일정 KB만 늘린 까닭은 가계대출 '롤모델' 영향?…윤종규 회장 이슈에 '부담'

김장환 기자공개 2018-02-26 16:37:40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3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과 금감원이 공동으로 은행권 가계대출 검사에 나선 가운데 KB국민은행만 유독 검사 일정을 길게 잡은 것으로 확인돼 배경이 주목된다. 금융당국이 이를 통해 윤종규 회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게 아니냐는 해석마저 나온다. 다만 당국에서는 여기에 별다른 의도가 담긴 건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금감원은 은행권 가계대출 검사에 착수하면서 KB국민은행을 첫 타깃으로 삼았다. 아울러 여타 은행의 경우 5일간 일정을 할당했음에도 KB국민은행은 7일 동안 검사를 벌이겠다고 통보했다. KB국민은행의 검사 일정은 지난 20일부터 오는 28일까지며 금감원과 한국은행은 해당 검사 후 순차적으로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에 대한 공동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감독당국이 이번 검사에서 KB국민은행만 일정을 늘려 잡은 건 한국은행이 이를 직접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KB국민은행의 경우 들여다봐야 할 사안이 좀 더 있다는 이유를 들어 금감원에 이처럼 일정을 통보했다. 한국은행이 검사를 요청하면 금감원은 법적으로 이를 거절할 수 없고 또 검사 일정 등을 협의하더라도 거의 한국은행 뜻에 맞춰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도 왜 KB국민은행만 일정을 더 늘려야 하는 건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한국은행이 요청을 하면 어쩔 수 없이 따라갈 수밖에 없고, 그렇기 때문에 검사 일정도 KB국민은행만 다르게 잡히게 된 것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측에서 KB국민은행 검사 일정만 늘려 잡은 건 국내 은행권에서 KB국민은행이 가계부채 취급규정의 '롤 모델' 같은 곳이기 때문이란 해석도 있다. 2001년 주택은행을 합병해 재탄생한 국민은행은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은 가계부채를 쥐고 있다. 가계대출을 그만큼 오랜 기간 취급해왔던 곳이기 때문에 국내 어떤 은행보다도 이에 대한 회계기준과 세칙, 관리 노하우 등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KB국민은행이 국내 은행 중 가계부채가 가장 많고, 또 주택은행 시절부터 가계대출을 취급해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취급 규정이 가장 잘 돼 있는 곳"이라며 "한국은행에서 KB국민은행을 첫번째 검사 대상으로 삼은 것도 이 때문이고, 일정을 다른 은행보다 길게 잡은 것도 KB국민은행 검사를 통해 기준을 만들어 여타 은행도 들여다보자는 의미에서 이뤄진 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KB국민은행 내부에서는 최근 이슈들과 맞물려 차별적인 조사 일정이 부담스럽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금융당국이 일명 '셀프연임' 문제를 제기하며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 등 최고경영자들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여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넉달 사이에 은행권을 대상으로 진행된 금감원 검사만 4건에 달한다. 승계 프로세스 점검과 채용비리 검사, 지배구조 검사, 그리고 이번 가계대출 검사 등이다. KB국민은행만 이틀간 일정이 길게 잡힌 가계대출 검사가 시작되자 잡음이 일고 있는 셈이다.

금융권 또 다른 관계자는 "감독당국이 다른 은행과 달리 KB국민은행 조사 일정을 더 잡으면서 가계부채 점검 외에 특별한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말들이 내부에서 많이 나온다"며 "윤종규 회장과 관련된 이슈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긴장감이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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