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이사회 돌연 연기…산은, 한 발 물러섰나 이날 오후까지만해도 법정관리설 유력, 분위기 전환 국면 주목
윤지혜 기자공개 2018-02-27 09:56:50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6일 19: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운명을 결정짓는 노사간 자구안 합의 시한이 하루 연장됐다. 금호타이어 이사회는 이날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 등을 거론하며 노조를 압박했지만 늦은 오후가 되선 노조와 협의를 위해 결국 이사회 일정을 27일로 미뤘다.관련업계에서는 사실상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한 발 물러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간 산은과 금호타이어 사측이 일관된 목소리를 내며 26일까지 노조가 자구안 이행에 동의하지 않으면 채권만기 연장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당일이 되자 이 같은 결정을 전면 보류했기 때문이다.
26일 금호타이어는 이날 예정됐던 이사회를 27일로 연기했다. 오후부터 재개한 노조와의 교섭에 집중하기 위한 조치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양측은 내일 오전 다시 만나 최종 교섭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로써 금호타이어 운명의 향방 또한 27일로 미뤄졌다. 노사간 극적 합의가 이뤄질 지 여부를 점칠 수는 없지만 우선 이날 종일 불거진 금호타이어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은 한층 잦아들게 됐다.
또 그간 노사가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워왔지만 채권단이 사실상 법정관리 가능성을 배제하고 한 발 물러선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원칙대로라면 이날 자정까지 노조 동의를 받지 못할 경우 1조3000억에 달하는 채권만기연장은 전면 취소되고 회사가 부도위기에 처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산은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차입금 만기 1년 연장과 이자율 인하 MOU를 맺으면서 2월26일까지 노조 자구안 동의서를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한마디로 노조가 자구안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만기 연장을 해주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이사회 연기와 함께 채권단도 채권만기연장 결정을 전면 유보하면서 당장의 디폴트 사태는 면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채권단이 해외매각 반대를 주장하는 노조와 대화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조는 지난 21일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설이 제기된 이후 산은에 공문을 보내 이동걸 회장과의 면담, 해외매각설 해명 등을 요구했으나 산은은 이를 거절한 바 있다.
한편 금호타이어 노사는 작년 12월부터 경쟁력 향상 방안, 경영개선 절차 기간 임금동결, 임금체계 개선(통상임금 해소) 및 조정(삭감), 임금 피크제 시행 등을 담은 자구안을 놓고 협상해 왔다. 노사 합의 시한이 가까워지면서 양측은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최근 중국 더블스타로의 매각 추진설이 흘러나오자 노조가 크게 반발하면서 교섭이 중단됐다. 산은 또한 자구안 이행이 선행되지 않으면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 등 법정관리에 가까운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며 노조를 압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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