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3월 02일 14: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중국 더블스타타이어에 회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노조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고 한국GM 사태로 촉발된 해외매각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서 거래 성사까지 갈 길이 험난해 보인다. 우선 산업은행은 임시로 연장한 채권만기 시한까지 더블스타와 협상을 하며 노조와 여론 설득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 등 채권단은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에 매각하기로 했다. 산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공식화했다. 더블스타는 이 발표를 통해 인수 우선협상 지위를 갖게 된다.

산은은 협상기간을 한 달로 보고 있다. 지난달 28일 채권단협의회를 통해 임시 연장한 채권만기일이 3월26일이기 때문이다.

더블스타는 작년 2017년 공개경장입찰 형태로 매각이 진행됐을 때 최종 인수자로서 협상했던 대상자일 뿐 아니라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된 이후에도 꾸준히 교섭했었다. 거래는 지난해 9월 매각 중단이후 한 동안 별 진척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올해들어 급진전을 보이며 M&A에 대한 전반적인 제반사항에 합의를 본 상태다.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하면 한 달 내 최종 거래까지 마무리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러한 정량적 요인 외에 실제 거래가 성사될 수 있을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딜 종결까지 산적한 장애물과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당장 산은과 노조간 갈등은 더 깊어질 수 밖에 없다. 그간 산은은 M&A를 진행하기 전 노조의 동의를 받고 정상화를 추진하려했지만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채 더블스타와 거래 협상에 나서게 됐다. 노조는 최근 불거진 더블스타 매각설에 반대하며 고공농성을 벌이는 등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한국GM 사태로 촉발된 해외기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쉽게 잦아들기 어려워 보인다. 정부 등 의사결정권자들이 자칫 금호타이어에 대한 해외매각을 한국GM 사태에 대입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미국 회사인 GM은 국내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한국GM 최대주주로 올라섰으나 수년째 경영악화가 이어졌다. 문제는 GM본사가 일종의 희생과 지원을 하기보다는 한국GM에 고금리 대출로 자금을 빌려주다가 결국 가동률 낮은 군산공장을 폐쇄하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최대 수십만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고용위협을 받게 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정부는 GM이 요구하고 나선 대규모 지원이 부담되지만 직원 일자리 보전과 지역경제 등을 고려하면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

다만 더블스타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금호타이어 측에 '전직원에 대한 최소 3년 고용보장'을 약속했다. 이 외 노조가 반발하고 있는 임금 삭감과 관련해 명확히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최대한 현 고용상태에 변화가 없는 방식으로 배려할 뜻을 전했다. 별다른 사유가 없으면 전반적인 직원 고용은 대부분 승계해주겠다는 취지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을 비롯해 변수가 많을 것"이라며 "산은이 이해관계자들을 어떻게 설득시키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