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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노조에 최후통첩한 산은의 속내 사실상 마지막 카드…해외매각 불가피함 내포

윤지혜 기자공개 2018-02-27 09:56:55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7일 09: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자구안 노사 합의 시한을 얼마 안남겨 놓고 돌연 입장 발표를 한 배경이 주목된다.

우선 산은이 전과 달리 해외투자 유치와 관련해 협의할 뜻을 내비친 점을 봤을 때 자구안 이행 후 노조를 설득하겠다는 뜻으로 관측된다. 또한 산은이 회사의 회생절차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경하게 노조를 압박했지만 한편으로는 최대한 회생절차 개시는 피하고자 하는 속내가 담긴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 26일 산은은 이슈브리핑을 통해 노조에 MOU 기한내 자구계획 동의 완료를 촉구했다. 해당 자료를 낸 시점은 자정을 얼마 안남긴 상황이었다. 작년 산은은 회사 채권만기를 1년 연장시켜주면서 2월26일 자정까지 노사가 합의한 자구안 이행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원칙대로라면 26일 밤까지는 노사간 합의 MOU가 체결돼야 한다.

산은이 낸 입장 발표에서 눈여겨볼 점은 '우선 자구계획 노조동의서를 받고 해외투자 유치가 불가피한 경우 별도 협의를 거쳐 진행하겠다'고 명시한 것이다.

이는 더블스타에 매각을 진행하게 되면 노조의 요구를 어느정도 받아들여주겠다는 당근책으로도 해석된다. 다만 경영정상화를 하려면 현재로선 해외투자 유치 외에 별다른 방도가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노조는 국내기업 M&A는 반대하지 않지만 해외기업 매각은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왔다. 산은은 그간 불거진 더블스타 매각설에 대한 해명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지만 이번 발표를 통해 해외투자 유치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 산은이 회생절차 개시 등 파국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강경하게 나섰지만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의견이 갈린다. 산은으로서 회생절차는 최대한 피하고 싶은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법원 절차를 밟게되면 대규모 채권을 회수하지 못해 산은 입장에서도 대규모 손실일 뿐 아니라 일자리 보전이 중요해진 최근 기업구조조정 방향성을 고려하면 의사결정을 내리기도 쉽지 않다.

결국 산은이 26일 자정을 몇시간 안 남기고 입장을 발표한건 법정관리도 불사하겠다는 금호타이어 노조의 강경한 움직임에 맞서 사실상 산은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제시한 셈이다. 산은 관계자는 "자구안 합의 시한인 26일을 넘기지 않고 동의서를 제출하는게 맞지만 자정을 넘겼다면 오전 예정된 금호타이어 이사회에서 노사 합의를 통해 MOU를 맺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이 대외적으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단 회생절차는 피하기 위한 액션으로 보인다"며"다만 산은이 노조에 해줄 수 있는 방안을 거의 모두 동원했고, 자구안 파행으로 경영정상화가 안되면 남은 선택지가 (회생절차 외에) 별로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한편 노조는 산은의 이 같은 입장발표에 아무런 대응을 하지않고 있는 상태다. 노조는 이미 전날 늦은 오후 교섭을 중단하고 퇴근한 후였다. 단 이날 오전 실무위 등 접촉을 시작으로 노사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오전 중 노사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지만 시간 등 구체적 일정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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