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두산엔진 매각…신용도 개선 역부족 [Rating Watch]차입부담, 수주 부진 지속…자체 사업 수익성 확보 관건
이성규 기자공개 2018-03-22 13:41:1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0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이 두산엔진 매각에 따른 자금 유입에도 신용도를 의미 있는 수준까지 끌어오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차입부담과 수주 부진 지속으로 재무개선의 근본적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체 사업의 수익성 저하로, 주력 자회사 실적 개선과 같은 긍정적 효과도 희석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두산중공업, 자체 실적 부진…신용도 우려 지속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자회사인 두산엔진을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인적분할한다.
사업부문은 '소시어스 웰투시 컨소시엄'에 매각해 822억원 자금을 확보할 전망이다. 1600억원 규모의 순차입금 감소(사업부문 이관)로 총 2400억원 규모의 부채 경감 효과가 예상된다.
투자부분은 흡수합병 한다. 두산엔진이 보유하고 있던 두산밥캣 지분(10.7%)은 두산중공업에 귀속될 예정이다. 밥캣의 지분가치는 약 4000억원 수준으로 향후 필요시 유동성 확충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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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 업계는 두산엔진 매각에 따른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확보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신평사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의 차입금 규모가 4조원이 넘는 만큼 부담을 덜기엔 역부족"이라며 "자체 사업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4.1%(14조5236억원), 16%(9257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2155억원에서 1097억원으로 줄었다.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두산인프라코어 등 자회사의 실적 개선이 꼽힌다. 두산중공업의 개별 매출은 전년대비 24.9% 감소한 반면, 두산인프라코어의 매출은 40.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산중공업의 지난해 신규 수주는 전년대비 40% 이상 감소한 5조 3000억원에 그쳤다. 수주잔액도 19조 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줄었다. 올해 수주 목표를 6조 9000억원으로 제시했지만 지난 14일 필리핀 석탄화력발전소 계약이 취소되는 등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 밥캣 지분 매각, 보유 대비 긍정적
두산밥캣은 미국 주택경기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5.8%(29억 9707만 달러), 1.7%(3억 4887만 달러) 늘었다. 향후 긍정적 전망이 제기되면서 두산중공업의 연결 실적에도 일부 긍정적 영향이 예상되지만 자체 사업의 수익성이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다른 신평사 관계자는 "수주 산업 특성상 단기간에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두산밥캣의 지분 확보에 따른 긍정적 효과(연결 실적)도 미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신평사들은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 단계 강등했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약화되고 있는 반면, 운전자본, 금융비용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두산밥캣 지분 보유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보다 매각을 통한 이자부담을 낮추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차입부담이 높은 만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며 "두산밥캣 지분매각 가능성이 높은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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