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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SK루브 '5조 몸값' 책정 효과는 구주매출로 1조 실탄 확보, 보유지분 매각 통해 추가 자금조달 가능

김병윤 기자공개 2018-04-04 08:11:27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3일 14: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완전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몸값으로 최대 5조2000억원을 책정했다. 시장의 전망을 웃도는 수치다. 15%의 비교적 높은 영업이익률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이노베이션은 구주매출을 통해 1조원 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종합석유화학사로 거듭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 IPO 후 보유하게 될 지분 70% 가운데 일부를 매각해 추가적인 자금 조달도 가능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일 SK루브리컨츠 IPO에 1021만2766주를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 지분 100%(40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구주매출 물량은 현재 보유량의 25% 규모다. 신주발행 물량은 255만3191주다. IPO 후 SK이노베이션의 SK루브리컨츠 지분율은 70%로 낮아진다.

SK루브리컨츠 공모가의 밴드 상단은 12만2000원이다. 기발행주식 수와 신주물량을 더한 기업가치는 5조1915억원이다. 앞서 더벨이 진행한 IPO 시장 전망에 응답한 80%의 국내 자산운용사가 SK루브리컨츠의 적정 몸값으로 5조원 이하를 꼽았다. 공모가 밴드 상단 기준 SK루브리컨츠의 기업가치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다.

SK이노베이션은 구주매출을 통해 1조2460억원(공모가 상단 기준)의 자금을 거머쥐게 된다. 최근 3년 평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1/3의 금액이다. SK루브리컨츠에는 3115억원의 현금이 유입된다. 최근 3년 평균 EBITDA의 절반 수준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딜(deal) 구조를 짠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자 입장에서 신주물량이 많아 회사가 성장하는 스토리를 원하기 때문에 IPO의 흥행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k이노 글로벌

SK이노베이션은 인수합병(M&A)에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0월 미국 석유화학기업 다우(Dow) 의 에틸렌아크릴산(EAA)·폴리염화비닐리덴(PVDC사업을 인수했다. 미국 셰일 개발업체 롱펠로우(Longfellow Nemaha, LLC)의 지분 인수도 진행하고 있다. 김준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 후 M&A를 지속적으로 단행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

핵심역량의 강화에도 자금이 쓰일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비핵심사업을 정리하며 '선택과 집중'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5년 광학소재(TAC)사업의 영업중단을 결정했다. 최근 연성 동박 적층판(FCCL)사업부문의 매각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개발·배터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 경우 2011~2014년 대규모 증설에 나선 후 최근 차입금 축소의 기조를 보이고 있다. 현재 투자 니즈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때문에 IPO로 확보한 자금은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SK루브리컨츠의 총차입금은 2015년 1조283억원에서 지난해 4479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순차입금은 -259억원이다. 2년 연속 무차입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IPO 후에도 SK루브리컨츠 지분 70%를 보유하게 된다"며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수준에서 추가적으로 지분을 매각해 사업 확장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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