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금고 쟁탈전]신용도·재무안정성에 '高배점'…누가 유리한가①경영실태평가 적용시 대부분 '만점'…신용등급 '신한·기업', 수익성 '국민·하나' 앞서
안경주 기자공개 2018-04-23 10:17:00
[편집자주]
복수체계로 전환된 서울시금고 입찰 제안서 접수가 이달로 다가온 가운데 시중은행의 '눈치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은행을 비롯해 신한·국민·하나·기업·농협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금고 규모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시금고로 지정되면 다른 기관영업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주요 은행의 장단점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9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시가 연간 30조원 이상을 맡아 관리할 시(市)금고 공개입찰에 들어갔다. 이달 25일부터 30일까지 은행들로부터 제안서를 접수받을 예정이다. 입찰 결과는 민간전문가와 시의원 등으로 구성되는 '금고지정 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내달 최종 결정된다.서울시금고의 재정규모는 작년 추가경정예산 기준으로 약 33조9200만원이다. 올해 처음으로 일반·특별회계를 관리할 제1금고(31조8600만원)와 식품진흥기금·재정투융자기금·기후변화기금 등 16개 기금을 관리할 제2금고(2조600만원)로 나눠 선정할 예정이다. 제1금고는 수시로 돈을 입출금하는 통장 역할을, 제2금고는 일정기간 돈을 넣어두는 예금 성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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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시스템 보안관리 중요성 커졌다
103년간 서울시금고를 맡아온 우리은행을 상대로 국민·신한·하나·기업·농협은행 등이 도전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열린 서울시금고 입찰설명회에 참석한 이들 은행들은 1금고와 2금고 모두 참여할지, 아니면 나눠서 참여할지 고민 중이다.
서울시가 1·2금고를 나눠 지정할 계획이지만, 1순위 사업자가 두 곳 모두 차지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금고와 2금고 각각 최고점을 받은 은행을 선정하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한 곳의 은행에 1·2금고를 모두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금고 지정은 평가항목별 배점기준에 맞춰 평가된다. 서울시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30점) △시에 대한 대출 및 예금 금리(18점) △시민의 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5점) △지역사회 기여 및 시와의 협력사업(9점)으로 나눠 평가받는다.
여기서 눈에 띄는 부분은 올해부터 평가항목의 배점에 변화가 생겼다는 점이다. 우선 금고업무 관리능력 항목은 4년 전 입찰 때와 비교해 배점이 확대됐다. 특히 '전산시스템 보안관리 등 전산처리능력' 항목의 배점을 5점에서 7점으로 늘렸고, '수납시스템 구축·운영능력 및 계획' 항목의 배점은 7점에서 6점으로 낮췄다.
또 출연금 논란을 일으켰던 협력사업과 관련해선 '시와의 협력사업계획' 항목의 배점을 5점에서 4점으로 줄였다. 과거와 달리 시에 제공하는 협력사업비의 영향이 줄었고 전산시스템 보안관리 능력이 뛰어날수록 유리하다는 얘기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4년 서울시금고 입찰 과정에서 1400억원 가량의 출연금을 약속했다. 당시 공개입찰 경쟁에 참여한 신한은행은 600억원 수준, 국민은행은 시스템 개발비를 포함해 2800억원 수준의 출연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용도·재무구조 안정성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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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영지표 평가의 경우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 결과 '양호'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만점처리가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경쟁 은행 간 변별력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BIS자기자본비율이 8% 이상이거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2.5% 미만이면 양호한 수준으로 인정돼 만점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금감원의 경영실태평가 결과를 보면, 국민·신한·하나은행이 우리·기업·농협은행과 비교해 좀 더 나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별로 경영실태평가를 받은 시점이 달라 등급에도 영향을 끼쳤다"며 "농협은행은 2015년 이후 경영실태평가를 받지 않아 건전성과 수익성이 개선됐음에도 반영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벨은 공시자료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수치를 바탕으로 은행별로 신용도와 재무구조 안정성을 평가해 왔다. 그 결과, 그나마 은행 간 변별력을 볼 수 있는 항목은 국외 신용도와 수익성 부분이었다.
예컨대 국내평가기관이 부여한 신용등급은 'AAA'로 모두 같았다. 반면 국제 신용평가기관(무디스, S&P, 피치)이 부여한 신용등급에는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단기 신용등급의 경우 서울시금고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6개 은행 모두 '단기상환능력이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면서도 기업은행은 SP&와 피치로부터 다른 은행과 비교해 한 단계 상향된 신용등급을 받았다.
장기 신용등급 역시 기업은행은 무디스, S&P, 피치 등 국제신용평가기관 모두 다른 은행과 비교해 최소 한 단계에서 두 단계 상향된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기업은행을 제외하면 신한은행이 가장 높은 신용등급을 받았다.
앞선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최대주주가 정부라는 점에서 신용등급을 산정하는데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정부의 신용등급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항목에선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다른 은행과 비교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한은행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은 7.39%로 전년대비 1.1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개 은행 중 유일하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은 4.52%로 전년대비 4.11%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은행 다음으로 높은 수익성 개선을 보여줬다. 하지만 2015년 27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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