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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애경산업, 계열사 챙기기 '옥의 티' 에이텍·AK켐텍, 매입채무 대량 결제…실적 호조세 불구, 현금흐름 악재

신민규 기자공개 2018-04-23 10:16:21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9일 13: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산업이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그룹 계열사 챙기기로 눈총을 받고 있다. 협력업체와의 상생 차원에서 매입 결제기간을 단축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거래 수혜자가 그룹 계열사인 AK켐텍과 에이텍이라는 점에서 빛이 바랬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381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기업공개(IPO) 단계에서 가결산 실적으로 기존에 밝힌 383억원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치였다. 2016년 대비로는 76.6% 늘어났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289억 원, 497억 원으로 24%대 성장세를 보였다.

외형상 나무랄 데 없는 실적이지만 지난해 영업현금흐름 지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애경산업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2016년 535억 원 수준에서 지난해 -66억 원으로 전환됐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자산·부채의 변동이 늘어 운전자본 부담이 커진 탓이다.

매입채무 변동으로 인해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저하됐다. 현금흐름표 상 매입채무 증감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는 것은 거래처에 지불해야할 대금을 대부분 현금 결제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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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채무의 변동은 지난해 -265억 원으로 2016년 131억 원과 비교하면 편차가 큰 모습이었다. 주요 특수관계자간 거래를 살펴보면 매입채무에 영향을 미친 거래처는 에이텍과 AK켐텍 두곳으로 집계된다. 에이텍은 플라스틱 용기를 제조하는 업체로 윤광호 대표가 지분 50%를 차지하고 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지분율은 0.11%다. AK켐텍은 계면활성제와 페인트 사업 등을 맡고 있다. AK켐텍의 최대주주는 AK홀딩스로 지분 80.11%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장영신 회장이 9.10%를 차지하고 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에이텍에 대한 재고자산매입 금액을 386억 원으로 계상했다. 매입채무는 88억 원으로 재고자산 매입 대비 매입채무 비중은 23%로 나타났다. 2015년과 2016년 당시 비중이 각각 47%, 48%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AK켐텍 역시 마찬가지다. AK켐텍에 대한 재고자산매입 금액은 326억 원이었고 매입채무는 58억 원으로 나타났다. 재고자산매입 금액 대비 매입채무 비중이 18%에 불과했다. 2015년과 2016년 당시 비중이 각각 39%, 42%였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두 거래처에 대한 매입채무 결제로 인해 결과적으로 애경산업의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2014년 이후 꾸준히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던 영업현금흐름은 지난해 -66억원으로 부의 흐름으로 전환했다. 잉여현금흐름(FCF)은 -253억원으로 더욱 악화됐다. 애경그룹의 계열사들을 챙겨주다보니 유동성이 줄어들고 상장 단계에서 현금흐름도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인 셈이다.

애경산업은 공모 당시 투자설명서에서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모색하고자 하는 내부 정책에 따라 매입에 따른 결제기간을 모두 60일 이내로 단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혜택을 본 거래처는 애경그룹 계열사였다는 점에서 빈축을 사고 있다. 향후에도 그룹 계열사 챙기기가 지속될 경우 애경산업의 현금흐름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경산업은 이밖에도 애경그룹 통합사옥인 마포애경타운 신축 과정에서 발생한 선급임차료 135억 원 안팎을 계상해 운전자본의 부담이 늘기도 했다. 두 건 모두 애경산업 자체의 재무지표상 문제라기보다는 그룹 관계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부담이 생길 여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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