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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신세계, 오너 경영권 승계 지렛대 역할 [백화점 경영진단⑨]정용진 부회장 지분 매각차익 1900억원대 예상…복합시설 개발 '먹구름'

노아름 기자공개 2018-05-02 08:02:40

[편집자주]

물건과 공간을 파는 백화점은 쇼핑의 전통을 다지고 유통의 역사를 새롭게 써왔다. 소비심리 탄력성이 큰 업황 특성상 백화점의 시장 규모는 수년째 20조원 대를 맴돌고 있다. 어느새 기대도 우려도 없는 상황에 놓인 백화점은 매력적인 성장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을까. 최근 수년 사이 백화점의 사업구조 변화를 짚어보고 신사업 추진 현황, 성장동력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7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의 지역법인 광주신세계는 오너십과 사업 두 가지 측면에서 딜레마를 겪고 있다. 후계구도 확립을 위해 정용진·유경 오너 남매간 지분 정리가 예견돼 지배구조의 변동이 불가피한 반면 복합시설 건립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별다른 승계재원 마련용 창구가 없는 정용진 부회장이 광주신세계를 경영권 이양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고 관측한다. 정확한 시기를 모색해 광주지역 거점사업을 강화해 나가는 방식으로 꼬인 실타래를 풀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의 백화점 사업을 정유경 총괄사장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에서 갖는 위치는 독특하다. 광주신세계의 뿌리는 백화점에 가깝다. 현재 실적 기여도 측면에서도 백화점 부문이 높지만 정작 지배력을 행사는 정 부회장이기 때문이다.

그간 광주신세계의 주주구성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주주명부 최상단에 정용진 부회장(52.08%)이 올라있고 그 뒤를 ㈜신세계(10.42%)가 따르는 구조다. 2002년 상장 과정에서 정 부회장의 지분율이 기존 75.76%에서 52.08%으로 희석된 뒤 현재까지 변동이 없다.

광주신세계 주주구성 현황

1995년 광주신세계백화점으로 설립된 현 광주신세계는 2006년 이마트 영업을 시작하기 이전까지 백화점 점포만을 운영해왔다. 이 때문에 사업 유관정도를 감안하면 광주신세계에 대한 정 부회장의 지분이 정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통업계는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마트=정용진, 백화점=정유경' 이라는 후계구도를 명확히 해 책임경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정 부회장은 마트 지배력 확보를 위한 재원 마련을 광주신세계를 통해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배경에는 관계사에 대한 지분 구성을 들여다보면 알수 있다. 동생 정유경 총괄사장과 달리 정 부회장은 부친 등으로부터 증여받을만한 상장주식이 거의 없는 상태다. 따라서 시장은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 지분 매각으로 승계 재원을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를 통해 투자차익을 상당히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10%를 밑도는 이마트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정 부회장은 향후 승계 행보를 밟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형마트 사업에 대한 경영권을 확실히 이양받기 위해서는 어머니인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이마트 지분(18.22%) 일부를 증여받거나 혹은 시장에서 직접 이마트 주식을 사들여야한다.

이 과정에서 광주신세계 활용법이 주목된다. 주당 26만원 선에 형성돼있는 이마트 지분 18.22%(508만94주)를 매입하려면 1조 3640억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지분을 물려받더라도 수천억원에 달하는 증여세과 부과돼 세금 납부를 위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광주신세계는 든든한 자금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광주신세계의 주가는 지난 26일 종가 기준 주당 23만 2500원에 형성돼있다. 앞서 정 부회장이 광주신세계에 투자한 금액(주당 5000원)을 감안하면 그의 자산은 45배 이상 불어났다.

때문에 정 부회장이 보유 지분 전량을 매각해 현금화한다면 1900억원 가까이 손에 쥘 수 있어 승계 재원 확보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복합시설

4년째 표류 중인 복합시설 사업은 광주신세계의 부담거리다. 광주신세계는 지난해 수정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지역소상공인 등 이해관계자의 반발로 첫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4년 광주광역시는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최를 앞두고 광주신세계에 특급호텔 건립을 요청했다. 광주신세계는 노후화 된 지역매장을 리모델링할 겸 호텔을 포함한 복합시설 개발을 계획했다. 광주신세계 이마트와 신규부지에 연면적 약 9만평의 호텔·쇼핑·문화·레저시설을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뇌관은 인근의 금호월드상가에 있었다.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금호월드상가는 신세계가 조성하려던 복합시설 예정부지에 근접해있어 광주신세계의 신사업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상인들은 복합시설에 물건이 진열된 면적(물판 비중)이 넓어 지역상권을 대형 유통업체가 잠식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이에 광주신세계는 이해관계자의 지적을 받아들여 물판면적 비중을 기존보다 30%(2만 1000평→1만 3000평) 줄인 수정계획서를 지난해 2월 접수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무기한 보류된 사업이 아닌 현재 진행형인 사안"이라며 "사업자의 지역사회 공헌과 지자체의 사업계획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는 시에서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과 다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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