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인선에 불편한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김기식·윤석헌까지 소통 힘든 관계, 정부 의중 해석 분분
김장환 기자공개 2018-05-08 08:19:51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4일 13: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가 낙점되자 이번에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불편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흥식 전 원장부터 김기식 전 원장, 윤 내정자까지 최 위원장과는 모두 궁합이 맞다고 보기 어려운 인사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탓에 정부의 금감원장 인선에 특별한 의도가 담겨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금융위원회는 4일 의결을 거쳐 신임 금감원장에 윤 교수를 임명 제청했다. 윤 교수는 금융권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해 주로 학계에서 활약했던 인물이다. 경기고,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1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캐나다 등지에서 유학생활을 보내다가 1992년 금융연구원 은행팀 선임연구원으로 귀국했다. 한림대 경영대 교수 및 대학원장, 한국금융학회장,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사외이사, 한국금융연구원 자문위원, 숭실대 교수 등을 역임했다.
문제는 금융위원회 하위기구로 볼 수 있는 금감원장을 맡게 된 윤 교수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사이가 좋을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인사란 점이다. 이번 정부 들어 출범한 금융위 직속 자문기구 금융행정혁신위원회에서 위원장을 맡아 '금융위 개혁안'을 꺼내들었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금융행정혁신위는 △금융행정의 투명성과 책임성 제고 △인허가 재량권 행사의 적정성 확보 △금융권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 제고 △금융권 업무관행 개선 등 네 가지를 혁신 주제로 삼아 그 방안을 마련했던 곳이다.
최 위원장은 금융행정혁신위가 지난해 12월 고강도 권고안을 내놓자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최 위원장은 "혁신위 권고안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여전히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다만 상당히 신중하게 봐야할 부분이 있다.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지만 정부의 실현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 위원장이 사석에서 혁신위의 권고안을 두고 "섭섭하다"는 의중을 밝혔다는 말도 들렸다.
최 위원장 입장에서 보면 윤 교수와 나이 차이도 부담이다. 윤 교수는 1948년생으로 1957년생인 최 위원장보다 10살 가까이 나이가 많다. 역대 최고령 금감원장이란 말까지 들린다. 금감원은 금융위원회의 하위 기관이지만 원장이 위원장보다 나이가 많다는 점은 권위 있는 의사소통을 나누기가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위원장과 원장의 나이차 문제는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부임했을 때도 우려를 샀던 사안이다. 1952년생인 최 전 원장은 최 위원장보다 다섯 살 나이가 많았다. 업계에서는 당시 위원장보다 나이가 더 많은 원장이 부임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했다. 특히 금융위원장이 임명권을 갖고 있는 금감원 부원장 인선을 두고 최 전 원장이 "내 뜻이 100% 반영됐다"고 당당하게 밝힌 것을 두고 잡음이 일기도 했다. 최 전 원장은 이외에도 상하 관계가 뒤바뀐 듯한 뉘앙스의 언급을 많이 했다.
김기식 전 원장이 금감원에 왔을 때도 최 위원장에 대한 배려가 없는 인사란 평가가 있었다. 김 전 원장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이던 시절 최 위원장에게 호통을 친 일화가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김 전 원장은 2014년 금감원 국정감사로 국회에 출석한 최 위원장에게 "위증죄로 고발하겠다"며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 과거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를 두고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전 국민은행장 사이에 발생한 분쟁 문제를 금융당국이 '경징계'로 마무리한 것에 대한 질책이었다.
'강성'으로 잘 알려져 있던 김 전 원장은 취임사부터 남달랐다. 금융위와 선을 명확히 긋는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김 전 원장은 취임사에서 "정책과 감독은 큰 방향에서 같이 가야 한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정책기관과 감독기관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고 했다. 정책은 금융위, 감독은 금감원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양측의 불협화음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이로 인해 제기됐다. 다만 김 전 원장이 취임 2주 만에 불명예 퇴진을 하면서 이 같은 우려는 해소됐다.
정작 그 뒤를 윤 내정자가 물려받게 되자 최 위원장은 재차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지게 됐다는 평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부가 금감원 중심의 감독 체제 개편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인선을 실시한 것이란 평가도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금융감독 체제 개편의 큰 틀은 금융위법을 개정하고 금감원 내에 금융감독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금융소비자위원회 등 3개 부처를 두는 방안이다. 아울러 6.13 지방선거 후 2기 내각 구성을 염두에 두고 이뤄진 금감원장 인선일 것이란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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