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5월 14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로이트안진 부동산그룹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최근 상업용 부동산 전문컨설팅 회사를 인수한 데 이어 그룹 리더 교체를 필두로 대대적인 인사개편을 앞두고 있다. 부동산 자문업계에서 안진의 지위는 국내 빅4 회계법인 중 단연 톱티어(Top-Tier)다. 이토록 과감히 변신해야 할 이유가 뭘까.딜로이트안진이 이번에 합병한 '토마스 컨설턴트'는 캐나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전문업체다. 주로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 리테일 시설에 대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리테일 부문의 자문 비중이 다소 적은 딜로이트안진이 새로운 기획력을 확보하게 해준 M&A라 할 수 있다. 국내 회계법인이 자문업체를 통째로 인수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토마스 컨설턴트 인수는 딜로이트안진의 상업시설 부문 자문이 취약하다는 판단에서 추진된 것이다. 딜로이트안진의 연간 부동산 부문 매출(자문 실적)은 100억원이 넘는다. 국내 회계법인 중 유일하다. 다만 자문 분야는 오피스빌딩이나 주거시설 등에 편향돼 있었다. 최근 몇 년 새 대기업들의 대형 쇼핑몰 조성사업이 잇따랐는데, 안진은 해당 자문건을 중소 컨설팅업체들에 대부분 빼앗기다시피 했다.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과 고양점, 신세계센텀시티, 롯데월드타워몰, 여의도 IFC몰, 에버랜드 개발사업…….지난 수 년 간 국내 내로라하는 대형 유통기업들이 진행한 사업들이다. 이 굵직한 프로젝트들을 직원 9명 규모의 토마스 컨설턴트가 모두 맡았다.
딜을 수임하지 못한 건 비단 딜로이트안진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동안 국내 회계법인의 부동산 자문은 사업성 분석과 거래자문, 부동산 중개 등의 업무에 국한돼 있었다. 이번 토마스 컨설턴트 인수로 딜로이트안진은 상업시설의 기획 단계부터 시장분석, 개발 전략 수립·운영까지 전 단계를 자문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경쟁 자문사 대비 차별성이 돋보이는 전략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딜로이트안진의 부동산그룹 인력은 60명 정도였다. 이번 토마스 컨설턴트 직원 영입을 포함해 상반기 중 80명까지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딜로이트에서도 한국의 부동산 자문 부문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급작스런 인력 충원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글로벌 딜로이트에서 1년 간 직접 지원해주기로 했다.
저변에는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깔려있다. 실제로 딜로이트안진의 재무자문 부문 매출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작지 않다. 3년 전만 해도 10% 수준에 불과했다. 그간 꾸준히 연매출 20% 성장을 이뤄내며 회계법인 내 입지를 키워왔다.
국내 부동산 자문업계에서 이미 절대적인 선두 자리를 차지한 딜로이트안진이 과감한 투자와 선제적인 조직 확장으로 '1위 굳히기'에 나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어쩌면 이러한 속도와 과감성 때문에 안진이 지금까지도 1등 자리를 지켜온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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