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법인 '안다인베스트먼트' 역할은 ② 2대주주 등재, 사업승계 포석?·…매년 흑자, 이익잉여금 100억원↑
서정은 기자공개 2018-05-24 08:57:18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7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다자산운용의 지배구조를 보면 눈에 띄는 존재가 하나 있다. 바로 안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다. 안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최권욱 회장 일가가 소유한 가족법인으로 6년간 안다자산운용의 2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이 안다자산운용의 헤지펀드를 키우고, 사업영역을 넓혀온 점을 고려할 때 최 회장이 가족재산 관리 뿐 아니라 향후 사업승계를 목적에 두고 만들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부인·자녀 등 최권욱 회장 일가 100% 보유…이익잉여금 100억원 넘는 '알짜'
안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최 회장 및 그의 가족들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족법인이다. 2003년 6월 설립돼 올해로 15주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금은 100억원에 이른다. 주주 구성을 보면 최 회장이 40%로 가장 많고, 그의 아내와 자녀 등 가족 3명이 나머지 지분을 각각 20%씩 보유하고 있다.
그는 해외에서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가 활성화되는 것을 보고 안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를 설립했다는 후문이다. 통상적으로 패밀리오피스는 창업주의 가치관을 지키고, 유산 및 가업승계 등 자산관리 등을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드러나길 꺼리는 패밀리오피스의 속성상 이곳 또한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안다인베스먼트파트너스가 안다자산운용의 지분을 처음 취득한 시점은 2012년 7월 쯤이다. 최 회장은 2011년 안다투자자문을 설립한 뒤 보유하고 있던 지분 100% 중 40%를 안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에 넘겼다. 안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이때 2대주주로 처음 오른 뒤 지금까지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안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는 '멀티패밀리오피스'를 지향한다. 주 사업영역은 인터넷프로그램 개발, 금융 증권 투자정보 개발 등이지만 헤지펀드, 벤처캐피탈(VC) 등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안다자산운용의 헤지펀드 뿐 아니라 △SGI퍼스트펭귄스타트업펀드 △ 포스코신기술2차투자조합 △롤링핀컴퍼니 △제이크리에이션 우선주 및 전환사채 △유암코-삼호그린 PEF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왔다.
실적 또한 나쁘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안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36억5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전년(5억6000만원) 대비 551%가 급증한 수치다. 보유하고 있던 토지를 처분하면서 일시적으로 영업외 수익이 늘어난 덕이다. 일회성 요인이 반영되긴 했지만 2012년 이후 매년 적게는 3억원에서 많게는 30억원 가량의 순이익을 거뒀다. 순이익이 고스란히 쌓이면서 지난해 말 기준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100억원을 돌파했다.
◇ 승계 포석?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 주목
안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안다투자자문을 설립하기 한참 전인 2003년에 만들어졌다. 당시 최 회장은 코스모투자자문에서 일하던 때였다. 사업 확장 등 큰 그림을 그리고 선제적으로 움직였다고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이 가족법인을 통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안다자산운용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다자산운용 직원 입장에서도 회사의 대주주가 오너의 자녀라면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안다자산운용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석했다.
방효석 법무법인 우일 변호사는 "가족법인을 설립할 때 증여를 통해 자녀들이 지분을 취득했다면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법인을 만들 경우 법인세도 내야하기 때문에 절세 목적보다는 가족재산을 용이하게 관리하고, 자연스럽게 사업을 물려주기 위한 선택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현재 안다자산운용은 임직원들에게 지분을 나눠주는 등 주주구조에 변화를 주고 있다. 안다자산운용의 지분 구도는 최 회장(42%), 안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31%), 임직원(27%) 등으로 재편된 상태다. 임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이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23%)다. 이를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지배구조가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권욱 안다자산운용 회장은 "안다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패밀리오피스로 신사업 영역에 먼저 뛰어들고, 안다자산운용에 시딩을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사업승계에 대한 관점은 지나치게 이른 이야기이며, 안다자산운용은 종업원지주제로 가기 위해 그림을 그리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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