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계 헤이스팅스 공중분해…국내 투자자 여파 미미 북미투자펀드는 노쓰힐로…국내연기금 투자한 TIF는 맥쿼리가 승계할듯
윤동희 기자공개 2018-06-21 08:28:32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5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주계 인프라투자전문 자산운용사 헤이스팅스(Hastings)의 매각절차가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국내 연기금이 투자하고 인천공항과 코파펀드를 결성하기도 했으나 한국 시장에는 잘 전해지지 않은 뉴스였다.국내 연기금, 공제회 4~5곳은 헤이스팅스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했다. 헤이스팅스가 운용하는 펀드가 여러개 있지만 국내 투자자 대부분은 호주 기반의 TIF(The Infrastructure Fund)에 투자했다. 군인공제회는 2014년 호주 퀸즐랜드주 공무원 퇴직연금으로부터 420억원 규모의 인프라 펀드 지분을 매입했고 이듬해 KB자산운용은 펀드를 조성해 이 펀드에 8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했다. 행정공제회는 2016년 4월 메자닌, 인프라스트럭처 등 인컴 전략 부문 블라인드펀드 운용사로 헤이스팅스를 선정했다. 400억~500억원 가량을 TIF에 출자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관투자자의 펀드 출자 외에도 헤이스팅스는 국내에서 무한책임사원(GP) 자격으로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주도한 코퍼레이트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로 스카이레이크와 공동GP를 맡았다. 약정규모는 2000억원, 펀드이름은 글로벌에어로 2014년 만들어졌다.
헤이스팅스의 매각은 3년을 끌어온 호주 투자업계의 이슈였다. 당초 헤이스팅스의 최대주주였던 호주의 대형은행 웨스트팩(WestPac)은 보유지분 통매각을 추진했다. 웨스트팩은 2002년 헤이스팅스의지분 51%를 인수하고 2005년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해 100% 대주주가 됐다.
지난해 IPE 리서치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헤이스팅스는 인프라 자산운용 규모가 90억유로 정도되는 세계 8위 수준의 인프라 투자사다. 전세계 항구와 유료 도로, 공항과 같은 기간시설에 투자한다. 호주계로만 따지면 맥쿼리와 IFM 등의 뒤를 잇는 상위 3개사에 꼽히는 실력파 자산운용사다. 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익이 발생하면 되는 인프라투자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헤이스팅스의 한 펀드는 지난 17년간 평균 12.8%의 수익을 내는 등 펀드 운용실력이 뛰어났다.
하지만 새로운 은행 경영방침에 따라 웨스트팩은 헤이스팅스 매각을 결정했다. 2016년부터 시작된 매각절차는 3년째에 들어서면서야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첫 매각 시도에서 참가한 투자자가 5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나서 기대치를 한껏 높였으나 자산운용업 특성상 매니저의 처우관리, 펀드 투자자와의 계약설정 등에서 문제가 생겼다.
일례로 헤이스팅스에서 글로벌 투자 및 자산관리 대표였던 피터 테일러가 2016년 칼라일그룹으로 이직하고 지난해 북미 투자대표였던 로버트 콜린스가 3i그룹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원매자들의 우려를 자아냈다. 길어지는 매각 절차에 펀드가 불안정해지자 호주의 한 대형 연기금은 30년 간 이어왔던 1조원 규모의 출자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세 번의 공개매각 절차를 거쳐 결국 통매각보다는 원매자별로 개별 펀드를 찢어가는 구조가 짜여졌다. 사실상 공중분해다. 가장 먼저 발표된 뉴스는 영국 런던기반의 노쓰힐캐피탈(NorthHill Capital)의 밴티지 인프라스트럭처(Vantage Infrastructure)가 헤이스팅스의 유럽, 북미, 아시아의 펀드를 가져가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헤이스팅스는 호주기반 펀드를 UTA와 TIF로 총 2개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국내 기관투자자들 대부분은 TIF에 투자했다. UTA의 경우 뉴질랜드계 자문사 모리슨앤코(Morrison & Co)에서 받아가기로 했고 TIF는 아직 우선협상자를 선정하지 않았다. TIF는 맥쿼리인프라부동산(MIRA)와 스텝스톤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선정됐는데 이중에서 맥쿼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큰 변동이 없다면 군인공제회 등이 투자한 TIF의 운용을 이제 헤이스팅스가 아닌 맥쿼리가 맡게되는 셈이다.
국내에서 스카이레이크와 조성한 글로벌에어 펀드는 투자실적이 없어 청산절차를 밟는 중이다. 펀드 조성일은 2014년 5월 14일인데 지난 4년이 투자 기간이었다. 이 기간동안 투자를 하지 못하면 펀드는 청산되는데 지난달 14일이 청산 기일이었다. 헤이스팅스와 스카이레이크는 펀드조성 직후 인청국제공항공사와 함께 영국, 호주, 동남아시아 등 수십 개의 공항 투자를 검토했으나 결국 거래성사를 이뤄내지 못했다. 이후 공항공사 사장 교체 등으로 코파펀드는 주목을 받지 못했고 투자실적이 없어 청산절차를 밟게 됐다. 투자자산 없이 청산하기 때문에 헤이스팅스 매각에 따른 영향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결정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긴 했으나 조만간 국내 연기금이 투자한 펀드(TIF)의 경우 맥쿼리가 운용사로 선정될 전망이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가 동요할 상황은 아니"라며 "코파펀드의 경우 7월쯤 펀드 청산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