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남매 분리경영→계열분리 '화룡점정' 찍는다 [본궤도 오른 신세계 남매경영⑧]광주신세계 지분 정리, '정용진 승계 재원+분리 경영' 신호탄
박상희 기자/ 김슬기 기자공개 2018-07-20 08:19:00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9일 10: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세계그룹의 경영권(지분) 승계 구도가 2016년 남매 주식 맞교환 이후 '정용진=이마트', '정유경=신세계'로 굳어졌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재계는 어머니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교통정리로 남매간 별다른 분쟁 없이 현재의 분리 경영이 계열분리 수순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 기업분할 →남매 지분 맞교환 → 분리경영 → 계열분리 수순
"남매 간 분리 경영은 어머니의 뜻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해 초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경제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한 말이다. 이 발언은 2016년 남매 주식 맞교환 거래 이후 정 부회장이 직접 '이마트=정용진, 백화점=정유경'이라는 그룹의 후계구도를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신세계그룹의 경영권 승계는 철저하게 이명희 회장의 의중과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신세계가 인적분할로 ㈜신세계와 ㈜이마트로 분리됐을 당시만 해도 후계 구도에서 정 부회장이 정 총괄사장을 앞서는 듯 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그룹의 최상위 기업이자 주력기업인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각각 7.32% 확보하고 있었다. 이 회장에 이은 2대 주주였다.
5년 후 남매 간 지분 맞교환으로 정 부회장의 이마트 지분율이 9.83%로 상승했고, 정유경 총괄사장 또한 ㈜신세계 지분율이 9.83%로 올라갔다. 두 남매는 직접 경영을 맡고 있는 계열사 지분만 소유하게 됐다. 경영과 소유가 완전히 일원화됐다. 남매의 주식 맞교환은 어머니인 이 회장의 승인 없이 불가능한 지분 거래였다.
결과적으로 2011년 기업분할은 지주사 전환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이 아니라 남매간 분리 경영을 위한 밑그림이었던 셈이다. 이 회장은 남매간 주식 맞교환 거래가 있기 전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을 총괄사장으로 승진시키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2011년 ㈜신세계 기업분할 당시에는 정 부회장이 그룹 전체를 물려받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회장은 그때부터 남매간 분리 경영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 같다"며 "이후 있었던 승진 인사나 주식 맞교환 거래 등이 이를 뒷받침 한다"고 말했다.
◇ 광주신세계 지분 정리 '정용진 승계 재원 + 계열분리'
이후 신세계그룹의 행보는 남매간 분리경영을 넘어 향후 계열분리까지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용진의 이마트'와 '정유경의 신세계' 구도를 굳히는 모양새다. 이마트의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취득과 신세계DF와 조선호텔 면세사업부 합병이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신세계로부터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10%(보통주 170만주)를 978억4500만원에 장외취득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이마트가 90%, 신세계가 10%의 지분을 가지고 있었으나 이번 주식취득 계약을 통해 이마트는 신세계프라퍼티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정 부회장이 공을 들인 '스타필드 하남'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경기도 고양과 인천 청라 등에 복합몰 건립을 추진했다. 그밖에 부천·안성·창원 지역에 복합 쇼핑몰 프로젝트를 직접 관리하고 있다.
㈜이마트는 복합쇼핑몰 단독경영을 통한 사업주도 및 의사결정 효율화를 위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지만 향후 계열분리까지 고려한 지분 거래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달 초 있었던 면세사업 합병도 같은 맥락이다. 신세계DF와 조선호텔 면세점 사업부로 이원화됐던 투 트랙을 합병을 통해 신세계DF로 일원화했다. 조선호텔이 지배구조 상 정 부회장의 지배력 아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면세사업을 동생인 정 총괄사장에게 몰아준 셈이다.
마지막 키는 광주신세계다. 정 부회장이 절반 이상(52.08%)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광주신세계는 매출액의 80% 이상이 백화점 사업부문에서 발생한다. 소유와 경영의 불일치다. 사업양수도 등을 통해 대형마트 사업부문을 따로 떼어낸 후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신세계에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정 부회장의 승계 재원을 마련함과 동시에 계열 분리까지 감안한 매각이 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보유 중인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자녀에게 모두 증여하더라도 바로 계열분리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의 남매간 분리 경영이 계열분리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여 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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