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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는 이종통화…달러 쏠림 완화 [KP/Overview]美 금리·무역분쟁 이슈, 투심 위축…스위스프랑·포모사 급부상

강우석 기자공개 2018-07-02 09:11:00

이 기사는 2018년 06월 29일 1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8년 상반기 한국물(Korean Paper·KP) 시장에서는 달러화 쏠림 현상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미국 금리인상 이슈에 미국-중국 간 무역분쟁까지 불거지면서 달러채권 발행을 주저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달러 채권이 위축되면서 이종통화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발행사들은 대안 조달처로 대만과 스위스프랑 시장에 잇따라 문을 두드렸다. 평소 90%에 달했던 미국 달러화 비중이 70% 초반까지 낮아졌다.

10억 달러 이상 대형 딜이 급감한 점도 특징이다. 금리 변동성 확대로 시장 수급이 위축된 점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 빅딜 가뭄, 美 금리인상·무역분쟁 등 변수 산적…달러화 쏠림 완화

29일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한국물 발행 규모(공모 기준)는 133억 1771만 달러로 집계된다. 전년동기(146억 5071만 달러) 대비 약 9.1% 줄어들었다. 2016년 상반기(136억 757만 달러)와 비교해도 약 3억 달러 가량 적다.

연초의 '딜 기근'이 부진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지난 1분기 총 발행액은 55억 1129만 달러로 전년(84억 120만 달러) 대비 무려 34% 줄어들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10억 달러 이상 대형 딜이 자취를 감췄다. 올 초 미국 임금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최대 네 차례까지 올릴 가능성이 대두됐다. 투자 심리 뿐 아니라 발행사들도 위축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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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10억 달러 이상의 빅딜은 산업은행 1건에 불과했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 역시 보통 1분기 대규모의 외화 자금을 조달해왔으나, 올해만큼은 예외였다. 2분기 이후 등장한 빅딜은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 수출입은행 글로벌본드 및 사무라이본드 등 총 3건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공백을 채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최근 불거진 무역분쟁은 달러시장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최근 미국-중국 간 무역갈등이 유로존으로까지 번지면서, 대안 조달처를 찾는 움직임까지 감지되는 분위기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연초 미국 기준금리 불확실성에 이어 무역분쟁 이슈까지 터져 발행이 드문 상황"이라며 "달러채권 발행을 시도하다 취소한 곳이 연달아 생기고 있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달러채권이 줄어들면서 통화의 쏠림 현상은 완화됐다. 2018년 상반기 전체 한국물 발행 물량 중 미국 달러화 비중은 72%였다. 지난해 상반기(82.42%) 대비 약 10%포인트 줄어들었다. 올 1분기(78.48%)와 비교해도 6%포인트 가량 낮은 수치다. 대만 시장에서 조달한 달러채권을 제외하면 그 비중은 50% 초반까지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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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각되는 이종통화…포모사·스위스프랑 급부상

달러채권 대신 부각된 건 이종통화 시장이었다. 특히 포모사본드 시장이 대안 조달처로 떠올랐다. 올 상반기동안 포모사본드 시장에서 미국 달러화로 발행된 금액은 총 19억 4616만 달러였다. 1분기에는 전체 발행액의 5분의1을 차지하기도 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은 연초부터 변동폭이 컸지만, 포모사본드 시장에서 한국물의 위상은 꺾이지 않고 있다. 대만계 금융기관들이 우량 기업이 발행한 한국물을 경쟁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것. 발행사들은 프리미엄 없이 조달이 가능해, 글로벌본드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확보해가고 있다.

다만, 대만 자본시장 자체가 작아 건당 발행 규모는 최대 3~4억 달러 수준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달러·엔·유로 등 기축통화를 위협할 정도로 규모가 불어나긴 어렵다는 애기다. 올들어선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 부산은행 등 시중은행들이 적극적으로 발행했다. 총 조달 금액은 11억 360만 달러로 전체 발행량의 약 56%를 차지했다.

스위스 채권시장도 새로운 조달처로 떠오르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높은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스위스프랑 채권의 금리상승 속도는 비교적 완만하기 때문이다. 가산금리를 감안하면 한국물 발행사가 0% 이상의 금리로 조달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한국은행과 스위스중앙은행이 지난 2월 체결한 100억 스위스프랑(약 11조원) 규모의 통화스왑 계약도 투심에 호재로 작용했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스위스 기관투자자들이 통화스왑 이후 포트폴리오에 한국물을 보다 적극적으로 편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5억 스위스프랑 채권을 찍어 대규모 자금을 확보했다. GS칼텍스와 한국석유공사, 산업은행, 현대캐피탈도 스위스 시장에 노크했다. 연초 이후 총 다섯 곳이 스위스프랑 채권을 발행했으며, 총 규모는 10억 1293억 달러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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