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유지공업, 계열사 지분 '자금줄'로 활용 [백화점 경영진단⑥]업황악화 지속, 계열사 지분 매각해 '유동성' 확보…애경개발·애경산업 주식 '탄탄한 지지대'
노아름 기자공개 2018-07-09 08:14:48
[편집자주]
물건과 공간을 파는 백화점은 쇼핑의 전통을 다지고 유통의 역사를 새롭게 써왔다. 소비심리 탄력성이 큰 업황 특성상 백화점의 시장 규모는 수년째 20조원 대를 맴돌고 있다. 어느새 기대도 우려도 없는 상황에 놓인 백화점은 매력적인 성장 스토리를 보여줄 수 있을까. 최근 수년 사이 백화점의 사업구조 변화를 짚어보고 신사업 추진 현황, 성장동력 등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경유지공업은 애경그룹 유통부문의 핵심 축일뿐 아니라 그룹 전체에서 주요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지주회사 AK홀딩스의 2대주주는 애경유지공업으로, 최근 계열사로부터 넘겨받은 지분을 기반으로 애경유지공업의 AK홀딩스에 대한 지배력은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애경유지공업은 지난 5월 애경개발이 가지고 있던 AK홀딩스 주식 8만 5000주를 장외에서 매수했다. 총 6억 6385만원을 들여 AK홀딩스 지분을 취득한 이후 지주사에 대한 애경유지공업의 지분율은 10.37%로 0.64%p 상승했다. 지분율 변동폭은 크지 않았지만 지난 2014년 이후 4년만의 변화라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주주명부를 살펴보면 오너가 들고 있는 지주사 지분과 엇비슷한 주식수를 애경유지공업(10.37%)이 확보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AK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채형석 총괄부회장(16.14%)으로 그 뒤를 동생 채동석 부회장(9.34%), 채승석 사장(8.30%) 등이 잇고 있다.
애경유지공업은 오너일가가 100% 소유한 회사로 채 총괄부회장(50.32%)이 지분 과반을 들고 있다. 장영신 회장의 차남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20.40%), 삼남 채승석 애경개발 사장(10.41%), 장녀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13.23%) 등도 애경유지공업의 주요주주다. 장 회장은 앞서 애경유지공업에 대한 지분율이 15.01%로 상당했으나 현재는 5.64%만을 확보하고 있는 상태다.
애경유지공업이 AK홀딩스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반면,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오히려 애경유지공업에 대한 지분을 단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이는 애경유지공업이 그룹 지주사 체제 밖에 있는 오너일가 가족기업인 특수성이 반영된 탓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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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유지공업은 사업적 측면보다 지분 구조상 애경그룹 사업부문을 아우르는 위치에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지주사(10.37%) 뿐만 아니라 통신서비스 AKIS(60%), 골프장 애경개발(31.47%), 생활용품 및 화장품 애경산업(23.42%), 항공사 제주항공(1.74%) 등 계열사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투자자산은 애경유지공업의 자금줄 역할을 하기도 했다. AK플라자 구로본점 및 인천공항점을 운영하고 있지만 업황 혼란 속에 실적은 내리막길을 타고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애경유지공업은 보유지분 일부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폈다.
애경유지공업은 지난 2014년 애경산업 지분 100만 8453주(24.55%)를 AK홀딩스에 매도했으며, 지난 3월에는 마포애경타운 11만 2000주(9.33%)를 AK S&D에 팔았다. 제주항공 지분을 처분해 513억원을 손에 쥔 뒤에도 애경산업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각과 구주매출을 통해 1000억원 상당의 현금을 쥐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애경유지공업의 애경산업 잔여지분(23.42%) 추가 매각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애경유지공업의 잇단 행보를 두고 유통업계선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영업을 하면 할수록 재무지표를 훼손해온 까닭에 전략적 판단이 필요했다는 진단이다. 애경유지공업은 2011년 이후 7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흐름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정도로 주요사업을 통해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을 이어왔다. 지난해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고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췄으나 지속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유통업에서 활로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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