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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준 회장, 글로벌오뚜기 비전 '주춤' [식음료 명가 재발견④]수년간 수출 비중 8~9%대 횡보…현지 대중화 실패하고 교민 위주 매출 '한계'

전효점 기자공개 2018-07-16 08:09:32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0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식품보국'을 기치로 내걸고 성장해온 오뚜기도 최근 식품업계 공통의 고민인 내수시장 정체에 부딪쳤다. 업계는 오뚜기가 장기적 성장동력을 결국 해외 진출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오뚜기의 해외 사업은 여전히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내수 포트폴리오만 확대…해외 사업 부진 '고민거리'

농심이나 CJ제일제당 등 경쟁사들이 글로벌 활로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보수적인 문화의 오뚜기는 내수 시장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데만 무게를 실어왔다. 그 결과 오뚜기의 해외 매출 비중은 경쟁사 대비 턱없이 낮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오뚜기의 전체 매출(2조1260억 원)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8%(1888억 원)에 불과하다. 경쟁사인 농심(31.6%), CJ제일제당(41.5%) 등과 비교하면 현저히 저조한 편이다.

내수 시장에 방점을 맞추는 전략은 단기적으로는 옳았다. 오뚜기는 2010년 함영준 회장 취임 후 내수 시장에서 라면과 가정간편식(HMR)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나타냈다. 2012년에는 삼양식품을 제치고 라면시장 2위 사업자로 올라선데 이어 2016년부터는 컵밥과 냉동피자, 컵피자 등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장기적 성장동력의 관점에서 오뚜기도 결국 경쟁사와 같은 글로벌시장 진출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되묻고 있다. 당분간 라면과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매출을 확대하며 중단기적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겠지만, HMR 이후 장기적 성장동력은 아직 베일에 쌓여있기 때문이다.

2018 07 05 오뚜기국내외매출비중

◇무산되는 '글로벌 오뚜기'의 꿈

2016년 함영준 회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오뚜기'를 강조하면서 이런 추세를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해외시장에서 ‘제2의 도약'을 다짐하며 해외사업부의 인력보강 및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제품 다변화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그러나 '글로벌 오뚜기'의 꿈은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함 회장이 ‘글로벌 오뚜기'를 강조한 당해 해외 매출은 1832억 원으로 오히려 전년 대비 48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횡보했다. 현지법인 6곳의 매출을 제외하면 국내 오뚜기그룹의 순수출 규모는 연간 1000억 원을 밑돌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년으로 시기를 넓혀서 살펴보면 오뚜기 해외매출은 1700억~1800억 원대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10%를 넘지 못하는 데다 그마저도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추세다. 성장율은 지난 5년 동안 8.5%로, 같은 기간 국내 매출 성장률 19.7%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런 결과를 의식한듯 2016년과 2017년 신년사에서 함 회장은 글로벌을 언급하지 않았다.

해외매출 대부분이 현지 한국 교민과 화교 마켓을 중심으로 공략하는 소극적인 진출 위주인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2005년 설립돼 미주 시장을 담당하는 오뚜기아메리카는 한인이 집중된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과 뉴욕 지역에 사업을 집중한 까닭에 지난해 연매출 220억 원대에 그쳤다. 연매출 132억 원으로 ‘깜짝' 성장을 보여준 오뚜기뉴질랜드도 현지 교민을 주로 타깃팅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2018 07 05 오뚜기해외법인매출

오뚜기가 동남아 시장 확대를 위한 전진기지로 삼고 전력을 모았던 오뚜기베트남은 오히려 매출이 하락 추세다. 오뚜기베트남은 지난해 1월 현지 최대 유통업체인 빅시(Big C)의 유통망을 뚫으며 현지 시장 공략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지만 매출은 오히려 전년 대비 4.2% 감소했다.

중국법인 북경오뚜기는 매출 감소세와 적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올초 이사회 의결을 통해 현지 진출 7년 만에 청산을 결정했다. 사드배치 후폭풍으로 인해 국내 식품사에 대한 중국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적절한 대응을 펼치지 못한 탓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내수 시장에 방점을 맞추는 것은 맞으며, 현재로선 신성장 전략을 밝힐 수 없다"며 "다만 해외에서는 오뚜기베트남을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삼고 교두보를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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