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7월 16일 11: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미니스톱이 연간 회계연도 기준을 12월 말에서 2월 말로 변경했다. 일본 본사 회계 기준에 맞춘 것이다. 편의점 동종업계 회계 기준이 12월 말로 맞춰져 있는 터라 동일한 기준에서 실적 비교가 어려워졌다. 더욱이 한국 미니스톱 점포 수는 일본 현지 점포 수를 추월하는 등 본사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미니스톱은 2016년 회계연도 기준을 12월에서 2월로 변경했다. 2016년 경영 실적은 1월1일부터 2월29일까지 두 달로 마감했다. 2017년 실적은 같은해 3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로 잡혔다. 회계연도 기준을 12월 말에서 2월 말로 변경한데 따른 조치다.

한국미니스톱이 회계연도를 변경한 것은 1997년 일본 미니스톱이 한국에 진출한 이후 처음이다. 대상미니스톱으로 출발했을 때부터 12월 말 회계연도를 적용했고, 최대주주가 대상㈜에서 일본 미니스톱으로 바뀐 2003년 이후에도 회계기준 변경은 없었다. 한국 진출 약 20년 만에 회계기준을 본사 기준에 맞춰 변경한 것이다.

출처: 일본 미니스톱 홈페이지

한국미니스톱 회계연도 변경은 일본 본사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미니스톱 실적은 일본 본사의 지분율이 76.6% 가량으로 자회사로 분류돼 연결 실적으로 반영된다. 이때 회계연도 기준이 일치하지 않아 발생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같은 회계 기준 변경으로 한국미니스톱은 동종업계와의 실적 비교가 어려워졌다. 성수기인 3분기 실적을 비교한다고 가정하면 '빅3(BGF리테일·GS25·코리아세븐)'는 7월부터 9월까지 실적이 반영되는데 반해 한국미니스톱은 9월부터 11월까지의 경영실적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일본 본사에서 껄끄러운 실적 비교를 원치 않아 회계연도 기준을 바꾼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미니스톱은 국내에선 BGF리테일(CU), GS리테일(GS26),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에 밀린 하위권이다. 본사에서 볼 때 한국미니스톱은 일본 현지보다 많은 점포를 보유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모기업보다 훌륭한 실적을 내고 있는 자회사가 한국에서 동종업계 실적 비교를 통해 '꼴찌'라는 불명예를 뒤집어쓰는게 탐탁치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미니스톱은 지난 6월말 기준 일본 현지에 2240개, 해외에 3207개 등 총 544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점포 가운데 2528개가 한국 점포다. 필리핀(488개), 베트남(124개), 중국 칭다오(67개)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한국 점포 수가 일본 본사 현지 점포 수를 뛰어넘는다.

한국미니스톱 관계자는 "일본 미니스톱 본사는 현지에서 세븐일레븐, 로손, 패밀리마트, 서클케이에 이은 5위로, 점포 수로만 보면 한국미니스톱이 본사를 뛰어넘는 규모"라면서 "회계연도 기준은 일본 본사에서 연결 기준 실적 반영 편의를 위해 변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