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7월 30일 08시0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격적인 소식이었다. 유한양행이 퇴행성디스크치료제(YH14618)의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을 성사시켰다. 전체 기술수출 규모는 2400억원으로, '빅딜'급은 아니었지만 업계에서 느낀 놀라움은 '빅딜' 못지 않았다.YH14618은 그간 죽은 과제로 치부됐다. 유한양행이 초창기부터 들여와 임상 개발을 도맡아왔지만 지난 2016년 2b상 단계에서 중단됐다. 당시 연구소장이 회사를 떠난 것도 YH14618 임상 중단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돌았다. 약효를 최우선으로 하는 신약개발에서는 임상중단은 사실상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역사 속으로 사라질 듯했던 YH14618은 1년 9개월만에 되돌아왔다.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YH14618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던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보수적인 제약사 특성상 한번 실패한 과제에 다시 힘을 싣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기술수출 내용도 알차다. 상대방은 대규모 제약사(빅파마)는 아니지만 척추질환분야 전문 회사로 YH14618과는 최적의 궁합이라는 평가다.
이번 기술수출은 유한양행의 신약 사업개발(BD) 역량을 재평가하는 계기가 됐다. 시장에서는 나머지 신약과제인 비소세포폐암치료제(YH25448)로 시선이 꽂히고 있다. YH25448은 2년전 중국 뤄신사와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되며 '실패' 굴레가 씌어진 약물이다.
최근 유한양행은 여러 변화된 모습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국내 대표 제약사인 GC녹십자와 고셔병 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을 맺었다. 보수적인 제약업계 내에서 경쟁사 두 곳이 합종연횡을 하는 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앞서 바이오벤처인 브릿지바이오에는 기술을 이전했다. 통상 '바이오벤처→제약사'이라는 기술이전 흐름이 아닌 '제약사→바이오벤처'를 택한 것. 모든 신약개발 과제를 내부에서 해결하는 대기업 관례에서 벗어난 셈이다. 더구나 기술이전으로 받은 금액 10억은 정확히 2배를 얹어 브릿지바이오 지분투자에 활용하는 새 모델도 선보였다.
변화와 도전은 어려운 일이다. 수십년간 뿌리내린 관례를 바꾸는데는 막대한 비용은 물론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업력만 92년, 국내 매출액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이 그간 변화와 도전에 소극적이었던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유한양행이 새로 빼든 칼은 정확하게 표적을 갈랐다. 신약개발 집념, 경쟁사와 협력, 역발상 기술이전 등 예상치 못한 행보들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달라진 유한양행이 만들어갈 성과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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