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터키 리라화 채권 중개 '노심초사' 신흥국 유동성 위기 번질라 '예의주시'
이효범 기자/ 서정은 기자공개 2018-08-16 08:37: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4일 13: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터키 리라화 급락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내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수는 없는 분위기다. 리라화 표시 채권을 중개한 일부 증권사들은 투자자들이 손실 위험에 노출되면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터키에 직접 투자한 금융상품이 없는 증권사들도 이번 사태가 신흥국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 예의주시하고 있다.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원/리라 환율(매매기준율)은 164.56원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1월 2일 281.89원임을 고려하면 약 7개월만에 1리라 가치가 100원 넘게 하락한 것이다. 원/리라 환율은 지난 3월을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서는 급기야 200원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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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화 환율이 급락했지만 국내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터키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사례가 드물뿐 아니라, 펀드 등으로 간접투자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유럽에 투자하는 펀드가 터키 증시에 일부 투자했을 가능성이 대부분이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고객들은 대부분이 터키 리라화 표시채권에 투자한 경우다. 이들은 고수익을 노리고 브라질국채와 함께 관련 채권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객들에게 판매됐을 당시 터키 국채와 유럽투자은행의 리라화 표시 채권은 시장수익률 기준 10%를 웃도는 고금리를 제공하면서 투자자를 모았다. 투자자들은 리라화 가치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졌었다.
이달 들어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리라화 표시 채권에 투자했던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내 주요 증권사(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들이 터키 리라화 표시 채권을 중개한 금액은 200억원 내외로 관측된다.
증권업계에서는 터키 리라화 폭락 사태가 신흥국의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다만 상품 판매 규모가 크지 않아 리서치센터를 통해서 자료를 내는 등 제한적인 수준에서 대응하고 있다.
해외투자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봤지만, 신흥국 유동성에 부담이 될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는 판단이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터키발 신흥국 리스크 확대가 국내 증시의 추세적인 외국인 자금 이탈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높아지겠지만 직전 저점을 하회하기 보다는 박스권 장세 속 기간 조정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정치문제가 경제에 번졌기 때문에 이후를 예단하기 어렵다"며 "터키는 단기 환율 조정기능을 상실한 모습이며 외환보유액 대비 외채 비율이 200%로 높아 외채 상환 우려가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 공화당 내 의원을 중심으로 우방국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부상 중인 것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삼성증권은 애널리스트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장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부 취약국의 위기가 신흥국 전반으로 전염되는지 여부"라며 "BIS에 따르면 터키에 대한 대출규모가 스페인 은행(833억 달), 프랑스 은행(384억 달), 이탈리아 은행(170억 달)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이어 "만약 터키의 국가부도 가능성이 높아질 경우 유로존 은행들의 신용공급이 위축되고 이는 일부 취약한 동유럽 국가들에게도 연쇄적으로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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