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허울뿐인 비상임이사 견제장치 [이사회 분석]'과반수 이상 구성' 정관 명시…중도퇴임·고무줄임기 사각지대
안영훈 기자공개 2018-08-20 10:25:00
[편집자주]
지배구조 개선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내부통제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과 사외이사의 역할과 책임이 커지고,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천명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기업 경영에 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이사회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사회는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더벨은 변곡점을 맞고 있는 주요 기업의 이사회 구성과 운영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7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천공항) 정관에는 이사회 구성시 비상임이사가 이사 총수의 과반수 이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간 기업의 사외이사격인 비상임이사들이 경영진(상임이사)을 견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놓은 셈이다. 하지만 비상임이사들의 임기 중도 퇴임으로 애써 만들어 놓은 경영진 견제 장치가 무색해지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비상임이사 중도퇴임…과반수 견제장치 미작동
인천공항 이사회는 현재 정영일 사장을 포함 상임이사 6명, 비상임이사 6명 등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비상임이사가 이사 총수의 과반수 이상이어야 한다는 인천공항의 정관 제26조(이사의 수)에는 맞지 않는 구성이다.
이는 지난 3월 2년 임기로 선임된 허종식 전 비상임이사가 임기 5개월여만에 중도 퇴임하면서 발생한 공백에 따른 것이다. 허 전 비상임이사는 인천공항 비상임이사직을 그만두기 직전인 지난 7월 인천시 제17대 정무경제부시장 취임했다.
비상임이사 공석 사태는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3월에도 김영과 전 비상임이사는 2년 임기 중 1년여만을 채우고 그만뒀다. 그의 공석을 채우기까지는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김 전 비상임이사는 지난 2월 한국금융투자협회 공익이사로 선임됐다.
인천공항은 비상임이사가 중도 퇴임 등으로 이사 총수의 과반수를 밑돌 경우 다음 주총에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인천공항의 경우 '공공기관의 운영에 과한 법률'을 따라야 하는데, 비상임이사 선임 절차는 '임원추천위원회 추천 →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의결 → 주주총회 의결 → 기획재정부 장관 임명' 등으로 진행된다.
결국 처음부터 책임감 있는 인사를 선임하지 않을 경우 중도 퇴임시 공석을 메꾸기 위해 다시 복잡한 인선 절차를 거쳐야 하고, 이 기간동안 경영진 견제 장치는 무용화되는 셈이다. 정부 관료 출신, 정치권 인사 등 인사의 자리 마련을 위한 낙하산 인사가 불러 온 부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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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만료 비상임이사 고무줄 교체 기간…2~6개월 소요
인천공항 이사진은 상임이사, 비상임이사 관계없이 사장(3년 임기)을 제외하고 모두 2년 임기로 선임된다. 단 1년 단위로 연임이 가능하다.
이사진 임기로는 민간기업들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다른 점은 정상적으로 임기가 만료된 비상임이사의 교체 기간이다.
민간기업들의 경우 사외이사 임기 만료시 업무상 공백이 없도록 사전에 연임 여부를 결정하고, 후임을 선정한다. 하지만 인천공항의 경우 비상임이사의 임기 만료 후 후임자 선임까지 적게는 2개월, 길게는 6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실제 지난 2년간 인천공항 비상임이사 교체건 중 임기를 모두 채우고 정상적으로 교체된 건은 총 6건이다. 이중 가장 짧은 교체기간을 기록한 것은 신동천 전 비상임이사의 후임 이승돈 비상임이사 선임 때다.
지난 2014년 12월 선임된 신 전 비상임이사는 2016년 12월 2년 임기가 만료됐고, 연임 없이 후임자에게 그 자리를 물려줬다. 후임자인 이 비상임이사 선임일은 2017년 3월로 '신 전 비상임이사 임기만료 →이 비상임이사 선임'까지 걸린 기간은 약 2개월이다.
반대로 올해 1월 임기만료가 도래했던 최태희 전 비상임이사를 대신한 허정현 비상임이사가 선임된 시기는 지난 7월로, 교체기간만 6개월이 걸렸다.
업무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임기만료 비상임이사 임기는 후임이 정해질때까지 자동 연장되지만 이미 임기만료된 비상임이사들이 얼마나 책임감을 가지고 회의에 참석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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