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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차장급 억대 샐러리 비결 'CP 세일즈' 성과급 최대 50% 알짜 영업...중국 CERCG 부도어음 거래도 한몫

민경문 기자공개 2018-08-27 08:12: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3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억원 이상 고액 연봉자 공개로 유독 증권업계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리스트에는 대주주나 고위 임원뿐만 아니라 과차장급 인력도 적잖이 포함돼 있다. 상당수는 기업어음(CP) 세일즈를 통해 수억원대 보수를 챙긴 것으로 파악된다. 기본적으로 성과급 비율이 높은데다 최근 논란이 되는 CP 파킹 등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린 점 등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에는 5억원 이상 연봉자 가운데 상위 5명의 개인별 보수 현황이 정리돼 있다. 초대형 IB 5개사 중에서 비임원으로 포함된 인사는 단 2명에 그쳤다. 반면 SK, 부국, 교보, 한화, KTB, 하이, 유안타증권 등 중소형사에서는 사당 각각 1~2명의 부장급 이하 인력이 이름을 올렸다.

시장 관계자는 "비금융권 회사 직원이라면 꿈도 꾸지 못할 보수"라고 말했다. 5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억대 연봉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다는 관측이다. 특히 중소형사에서 리스트에 오른 인력 상당수가 CP 관련 세일즈 업무를 담당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언론에 보도된 일부 금융공학 관련 금융상품 종사자들은 예외적인 케이스였다.

이들 브로커는 기업이 회사채 대신 만기 1년 미만으로 발행하는 CP를 기관이나 개인에 넘기는 역할을 맡는다. 최대 50%에 달하는 성과급 계약을 맺은 만큼 일한대로 돈을 벌 수 있다. 금리 인상 등을 이유로 단기자금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시장이 커진 점도 호재였다.

증권사 관계자는 "만기도 짧고 북(book)을 별로 쓰지 않아 회사 입장에서 리스크가 적기 때문에 CP 인센티브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특히 거래 양측이 30대의 젊은 세일즈 직원으로 형성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력에 따라 큰 돈을 만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회사채 영업 등에서 자리를 옯기는 직원들도 늘었다는 설명이다.

CP 영업은 부동산 시장과도 연결돼 있다. PF-ABCP 관련 규모가 상당하다. 대출채권 등 기초자산을 인수해 유동화한 ABCP를 시장에 소화하는 형태다. 담당자로선 장단기 금리 차익을 노릴 수 있다. 부동산 PF 시장을 둘러싼 신용 리스크 우려가 여전하지만 관련 영업이 잦아들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증권업계의 고질병인 파킹 이슈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100조가 넘는 ABCP가운데 상당수가 정기예금 ABCP인데 증권사 랩이나 신탁 쪽에서 전부 소화할 수 없는 물량"이라며 "일부 브로커들이 북(book)을 활용해 물량을 파킹하고 거래 수수료를 챙기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해당 증권사 입장에서는 꾸준한 수익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알면서 모른 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중국 CERCG의 부도어음을 거래한 브로커들도 상당한 수익을 챙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관계자는 "CP 브로커들에 대한 과도한 성과급 체계는 대형사보다는 중소형사에서 횡행하고 있다"며 "다만 인센티브 받은 돈의 상당 부분을 영업이나 마케팅 비용에 투입하기 때문에 실제 가져가는 수익은 이보다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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