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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3세' 담서원, 경영전면에 언제 나설까 [식음료 명가 재발견]③오리온 지분·자회사 매각수익·배당금 등 승계재원 누적…경영수업 먼저

전효점 기자공개 2018-08-30 08:31:39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3일 14: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온 오너가 3세 담서원씨가 조만간 그룹 전면에 나설지 이목을 끌고 있다. 담철곤 회장의 차남이자 1989년생으로 올해 29세인 서원씨는 지난 6월 담철곤 회장으로부터 오리온 지분 증여를 통해 누나 담경선씨의 지분을 처음으로 앞서면서 유력한 그룹 후계자로 처음 부각됐다.

서원씨는 담 회장으로부터 43만3846주, 당시 주가 14만8000원 기준 642억원 규모의 지분을 증여를 받으면서 오리온 지분율을 1.23%로 1.1%포인트 높였다. 서원씨가 보유한 오리온 주식이 총 48만6909주가 되면서 23만8997주(0.6%)를 보유한 누나와 격차를 벌렸다. 서원 씨가 오리온 주식을 지렛대로 활용해 단숨에 홀딩스 지분율을 높일 길이 열린 셈이다. 현재 서원씨가 보유한 홀딩스 지분은 경선씨와 같지만 오리온 주식을 매각하면 단숨에 지분율을 5~6%대까지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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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서원씨의 재원은 오리온 주식뿐만이 아니다. 2015년 오리온푸드는 서원씨가 보유한 오리온의 홍콩 자회사 스텔라웨이리미티드와 종속회사 랑방애보포장유한공사를 124억원을 지급하고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스텔라웨이는 자회사 랑방애보를 모회사 오리온푸드에 매각했고, 뒤이어 지난 2분기 오리온푸드는 스텔라웨이를 청산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스텔라웨이가 문서상으로 최종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매각 차익은 서원씨가 오리온재단에 나눠서 기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 수익도 오너 3세의 승계 재원 마련에 일조해 왔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기 전 오리온은 2013년까지 주당 3000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주당 6000원의 현금 배당을 꾸준히 해왔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2017년의 경우 1주당 결산 현금배당은 오리온홀딩스 210원, 오리온 600원이다.

지주사 전환 전 오리온 지분 0.53%에 해당하는 3만1669주를 보유했던 서원 씨는 2013년까지 연간 약 1억원,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연간 약 2억원을 벌어들였다. 지주사로 전환한 지난해 말 서원씨의 지분율은 오리온홀딩스 1.22%, 오리온 0.13%이 돼 두 회사에서 약 2억원을 배당 수익으로 벌어들였다. 지난 5년간 서원씨의 누적 배당 수익은 약 9억원이다.

30세에 이른 서원씨의 나이를 고려하면 오리온홀딩스 지분율을 높이는 시점보다 경영에 참여하는 시점이 빠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14년 전역한 후 중국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서원씨가 조만간 유학을 마치는 대로 귀국해 경영 수업을 받게 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아버지 담철곤 회장은 이화경 부회장과 25세에 결혼한 후 곧바로 동양그룹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은 역사가 있다. 1985년생인 경선 씨는 이미 2010년에 오리온에 입사해 현재 오리온재단에 몸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서원씨가 곧바로 회사로 들어올 수도 있지만, 외부에서 사회 경험을 쌓고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리온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전환을 통해 안정적인 지배 구조를 확립했기 때문에 서원씨가 당장 지분율을 확보해야 할 필요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과 담 회장은 1956년생, 1955년생으로 아직 60대 초반이므로 3세의 지배력 확보 측면에서 시간적 여유가 있다. 두 자녀의 경우 지난해 현물출자 유상증자를 거치면서 오리온홀딩스 지분 1.22%를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3, 4대 주주이긴 하지만 부모에 비해서는 아직 낮은 지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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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가 3세가 오리온홀딩스 지배력 높이는 시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서원씨가 오리온 주식을 레버리지 삼아 홀딩스 지배력을 높이는 시나리오는 오리온 주가가 높을수록, 오리온홀딩스 주가가 낮을수록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로 지주사 전환 이후 오리온 주가는 오름세인 반면 오리온홀딩스주가는 내림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담 회장이 오리온을 주식 자녀에게 증여한 직후인 6월 말부터 현재까지는 시장 침체로 두 회사 주가가 30%가까이 급락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 오리온 해외 매출이 예측대로 정상화되면 주가가 다시 오름세를 탈 가능성도 충분히 있지만, 현재로서는 서원씨가 보유한 오리온 지분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

만약 두 회사 주가가 5.36배 차이가 나는 22일 종가 기준 서원씨가 보유한 오리온 주식 전체를 팔아 오리온홀딩스 주식을 산다면 홀딩스 지분을 최대 5.4%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오리온 주가가 정상화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향후 상속이나 증여 시 세금 재원 마련을 위한 용도로 오리온 주식 보유 기간이 길어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오리온 측은 자녀들의 경영 참여나 승계가 논의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오리온 과계자는 "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는 서원 씨의 승계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최근 증여도 주가가 향후 더 오를 수 있다는 판단 하에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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