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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사인' 불참한 씨티은행, 출범식에 온 까닭은 박진회 은행장 “다양한 인증 체계가 고객 혼란 가중시킬 수도”

정미형 기자공개 2018-08-28 18:08:47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7일 20: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은 은행 공동 인증서비스 '뱅크사인'에 합류하지 않았다. 그러나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뱅크사인 출범식에 참석했다. 하나의 인증서를 사용하자는 취지에 대해선 공감을 하지만 자행의 인증체계를 고려할 때 '뱅크사인'을 굳이 도입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자행 고객들의 혼란을 우려한 선택이다.

은행연합회는 27일 은행권 공동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인증서비스 뱅크사인을 출시했다. 그동안 은행별로 등록해야 이용이 가능했던 공인인증서와 달리 뱅크사인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인증서를 발급받으면 씨티·산업은행과 카카오뱅크 등 일부 은행을 제외한 대다수 은행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국내 모든 은행이 하나의 인증서로 금융 거래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도입 취지와 달리 '반쪽 짜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업은행은 차세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어 이 시스템 개발이 완료되는 내년 5월 이후에나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 카카오뱅크는 자체 인증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뱅크사인에 참여할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씨티은행 역시 이미 공인인증서 없이 지문이나 홍채 인식 등을 통해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어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본사와의 조율 역시 아직 남아 있다.

박진회 씨티은행장은 "(외국계 은행이기에) 국내 금융 보안과 글로벌 금융 보안 모두 맞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행장은 이런 복합적인 이유 외에도 씨티은행 고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싶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씨티은행의 경우 현재 공인인증서와 더불어 자체 인증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데, 여기에 뱅크사인까지 더해지면 세 가지 공인인증 체계로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런 결정이 씨티은행 고객들의 접근성을 더 어렵게 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다만 씨티은행은 향후 참여 가능성이 있음을 내비쳤다. 실제로 박 행장은 이날 뱅크사인 오픈 기념행사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뱅크사인에 참여하지 않는 산업은행과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자리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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