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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탁 판매도 수천억, 투자자 전전긍긍 [카타르 ABCP 후폭풍] 교보·KB·삼성·신금투·미래 등 법인 판매...단일 자산 편입,만기까지 환매 불가

이충희 기자공개 2018-09-03 10:03:53

이 기사는 2018년 08월 31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머니마켓펀드(MMF) 대량 환매 사태로 문제가 되고 있는 카타르 은행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증권사 신탁 상품으로도 적지 않게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신탁은 일반 MMF처럼 바로 환매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조바심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은 카타르 은행 정기예금을 기초자산 삼아 발행된 ABCP 신탁 상품을 업계 전체에서 수천억원 규모 판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교보증권, KB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등 법인 고객이 많은 대형 증권사들이 주로 만들어 판매했다.

이번 카타르 은행 ABCP를 담은 증권사 신탁상품은 MMF와 달리 곧바로 환매해 갈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만기는 1년짜리 상품이 많고, 6개월이나 1년6개월 등으로 구조화시킨 상품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신탁이 만기까지 문제 없이 상환될 수 있을지 더욱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카타르 ABCP와 관련해 불안한 형국이 조성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환매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신탁은 당장 환매가 어려워 만기까지 문제가 생기지 않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펀드런 사태가 발생한 MMF는 다양한 단기 유동화 자산을 담고 있어 사실 문제가 적지만, 신탁은 카타르 ABCP만 단독으로 담고 있어 리스크를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설정되는 MMF는 동일 자산을 전체 포트폴리오의 3% 미만 수준으로 담도록 설계되고 있다.

카타르 은행 ABCP는 주로 중소형 증권사가 카타르 국립은행(QNB) 정기예금을 유동화 시켜 국내에 발행한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파악된 QNB ABCP는 7조7300억원 수준이다. 이밖에 도하은행 1조6150억원, 카타르 산업은행 2200억원 등 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BCP 발행 주관은 DB금융투자, 유진증권, BNK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메리츠증권, 부국증권 등이 주로 맡았다. 이들 증권사는 ABCP를 발행하고 신용평가사를 통해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뒤 대형 증권사에 셀다운했다. ABCP를 넘겨 받은 증권사들은 지점 판매 채널을 통해 주로 법인 고객들에게 50억원, 100억원씩 떼어 판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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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카타르 은행들의 신용도 수준이 낮지 않고, 이번 리스크 진원지가 터키였다는 점에서 당장 디폴트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MMF 운용사들도 이점을 인지하고 최근 투자자들에게 환매 연기 방침을 확고히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손은정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018년 6월 말 기준 QNB의 예수금은 약 1686억 달러, 원화 기준 190조원"이라며 "이 중 뱅크런 가능성이 낮은 카타르 정부 및 관련 기관의 예금만해도 전체 예금의 35%로 적지 않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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