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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제지, 3세 승계구도 여전히 '안갯속' [제지업 생존전략]⑤장·차남 '단우영·우준', 해성디에스로 이동…단재완 회장 지분 향방 주목

심희진 기자공개 2018-09-12 08:37:02

[편집자주]

종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다만 IT(정보기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곡점을 맞아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7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단재완 회장이 부친인 단사천 명예회장으로부터 한국제지 경영권을 이어받은 지 올해로 16년이 됐다. 한국제지는 현재 단 회장이 72세의 고령이라는 점에서 향후 3세 승계 방향에 대해 가닥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10여년간 한국제지에서 경영수업을 받아온 장남이 지난해 해성디에스로 적을 옮기면서 후계 구도가 불투명해졌다. 오너3세 간 지분율 격차가 미미하다는 점에서 승계 작업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단재완 회장은 부인 김영해씨와 슬하에 두 아들을 두고 있다. 장남인 단우영 해성디에스 사장과 차남인 단우준 해성디에스 부사장이다. 1979년생인 단 사장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생인 단 부사장은 미국 터프츠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두 아들 모두 대학 졸업 후 삼일회계법인에서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경력을 쌓았다.

단우영·우준 형제가 한국제지 주주명부에 등장한 건 1999년이다. 조부인 단사천 명예회장이 보유 중이던 주식 일부를 손자들에게 증여했다. 덕분에 단 사장과 단 부사장은 각각 1.56%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잇단 장내매수, 조부모로부터의 상속 등을 통해 지분율을 4%대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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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 경영수업은 2008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해 단 사장(사진)은 한국제지에 입사했다. 전무로 승진한 직후인 2011년에는 직접 만든 복사용지 브랜드인 '밀크(MILK)'로 경영실력을 인정받았다. 밀크는 출시 1년여만에 국내 복사용지 시장에서 점유율 45%를 달성하며 단번에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단 사장은 2014년 한국제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단 사장의 한국제지 경영권 승계는 기정사실이었다. 동생인 단 부사장이 한국제지가 아닌 계양전기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는 점도 장자 승계 관측에 힘을 실어줬다. 당시 업계에선 단 사장이 조만간 한국제지 등기임원에 올라 이사회의 한축을 담당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후계구도에 변화가 발생한 건 지난해 1월 단 사장이 한국제지 부사장직을 내려놓으면서다. 단 사장은 차량용 반도체 기판 제조 계열사인 해성디에스 기획조정실로 적을 옮겼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단 부사장 역시 해성디에스 기획조정실로 이동했다. 장·차남이 그룹 미래먹거리를 담당하는 계열사에 모여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 셈이다. 해성디에스는 차량용 반도체 기판 제조업체로 2014년 해성그룹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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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3세 간 지분율 격차가 미미하다는 점에서 후계구도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6월말 기준 단 사장과 단 부사장의 한국제지 지분율은 각각 4.72%, 4.78%다. 차남이 오히려 0.06%포인트 앞선 상태다.

다른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도 엇비슷한 상황이다. 계양전기의 경우 단 사장과 단 부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1.89%, 1.87%다. 해성산업은 단 사장이 15.70%, 단 부사장이 15.23%를 들고 있다. 해성디에스의 지분율은 모두 6.18%로 동일하다.

향후 단 회장이 보유 중인 한국제지 지분을 누구에게 넘겨주는지에 따라 3세 경영승계 구도가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단 회장은 지난 6월말 기준 한국제지 지분 19.7%를 들고 있다. 2위 해성산업(5.63%)보다 15%포인트가량 앞선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단재완 회장의 의중에 따라 형제 간 공동경영체제를 만들지, 능력에 따라 한쪽으로 지분을 몰아줄지 등이 결정될 것"이라며 "하지만 보수적인 제지산업 특성상 장남인 단우영 사장이 유리한 입장에 있는 건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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