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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2인자' 지키기도 버겁다 [2018 시평 분석]①매출감소·차입부담 증가…외형축소→'리스크관리' 해석도

이승우 기자공개 2018-10-02 08:3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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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는 건설사의 시공 능력을 토대로 업계 위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표다. 발주처의 시공사 선정에도 활용되는 중요한 잣대다. 때문에 평가액과 순위 변화에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더벨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주목할만한 변화를 보인 건설사들의 실적과 재무구조 등 전반적인 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8일 11: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시공능력평가 제도가 도입된 이후 1위 자리를 가장 오래 차지한 건설사가 바로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세기 이 분야에서 거의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1위 자리를 내주기 시작하더니 2014년 이후 과거의 명예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도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물산의 지위가 더욱 확고해지고 있는데다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후속주자들의 위협도 만만찮다. 아래 위로 치이는 형국이다.

◇멀어지는 1위, 치고 올라오는 후속주자

2018년 시공능력(토목건축) 평가 순위에서 현대건설은 2위를 기록했다. 지난 해와 순위 변동이 없으나 평가액이 13조7106억원에서 13조675억원으로 감소했다.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삼성물산이 차지했다.

과거 현대건설은 시공능력 평가 순위에서 늘 1위였다. 1962년 이후 1964년과 2004~2008년을 제외하고 줄곧 1위였다. 2009년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아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듯 했지만 2013년을 끝으로 톱(TOP)의 자리를 삼성물산에 내줬다.

문제는 2위 자리 지키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이다. 대림산업과 GS건설 등 후속주자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의 외형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점에서 후속주자들의 상승세는 위협일 수밖에 없다.

현대건설 재무제표
*현대건설 재무제표(단위: 백만원)

지난해 현대건설의 매출액(개별기준)은 10조1679억원으로 2016년 11조410억원 대비 8731억원(7.9%) 감소했다. 올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말 기준 매출액은 4조6368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5조0141억원 대비 4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연간 기준 매출액 10조원대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작년말과 올해 1분기가 준공이 완료된 사업장이 많았고 하반기 대형 현장 위주로 본격화되는 공정이 많다"며 "연간 기준으로 보면 매출액 10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형 기준에 대한 비중을 최소화한 기술능력과 신인도만을 합산한 조정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현대건설이 1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조정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일부 신용평가회사들과 금융권에서 건설사의 실질적인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다.

◇운전자본 증가, 차입금 소폭 반등 "리스크관리 모드"

현대건설의 시공능력 평가 순위 혹은 평가액 반등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해외 수주에는 적극적이지 않으나 신규 수주가 2015년 이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한해 신규 수주는 13조원에 달해 올해부터 점진적으로 매출로 인식될 예정이다. 바닥을 찍은 신규수주로 인해 2014년 44조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수주잔고 하락 추세도 지난해부터 멈추기 시작했다.

현대건설 수주현황
현대건설 수주현황(출처: 한국기업평가)

최근의 매출액 감소는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주택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려 운전자본 부담이 늘어나자 이에 대한 선제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향후 주택경기 침체를 예상한 선제적인 대응이라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건설 뿐 아니라 GS건설 등 주택비중을 크게 늘린 대형사들이 최근 신규 수주에 소극적"이라며 "이로 인해 외형이 줄어들고 있는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볼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리스크 관리는 늘어나는 재무 부담에서 비롯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다. 작년말 현대건설의 운전자본은 3조원을 넘어섰다. 주택사업을 적극 늘린 결과, 대여금 등으로 인해 매출채권이 운전자본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현금 흐름도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지난해말 기준 소폭 줄었던 총차입금이 올해 상반기말 다시 1조4000억원대로 늘어났다. 차입금 증가는 마이너스였던 순금용비용을 플러스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건설이 주택 신규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해외에서 얼마나 선전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최근 몇년 전과 비교해 앞으로는 적극적인 외형 키우기가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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