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부품사 합병 '추가 옵션' 나올까 '현대다이모스-파워텍' 합병, 사업+지배구조 개편 후속조치 관심
고설봉 기자공개 2018-10-24 09:43:23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2일 13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부품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을 합병한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합병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추가 옵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은 최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의 합병안을 의결했다고 지난 19일 공시했다. 합병은 현대다이모스가 현대파워텍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합병비율은 현대다이모스 주식 1주대 현대파워텍 주식 0.5653558주다.
현대파워텍은 자동변속기를, 현대다이모스는 수동변속기와 시트 등을 주요 상품으로 제조해 판매하는 자동차 부품사다. 합병법인은 자동변속기와 수동변속기, 듀얼클러치변속기, 무단변속기(CVT) 등 자동차 변속기 전 라인업을 갖춘 변속기 전문 업체로 탈바꿈 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변속기 사업 분야 통합에 따른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기존 시트 사업 분야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외형 확대뿐 아니라 내실 강화를 통해 향후 미래 자동차 부품 시장을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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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번 합병을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이번 합병 이후 현대차그룹의 부품계열사 합병이 추가로 이뤄질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군소 부품사 합병으로 계열사의 덩치를 불려 올 3월 실패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 및 합병 계획의 대안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당장 두 회사의 합병으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을 좌우할 만한 굵직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 현대다이모스 지분은 현대차 47.27%, 기아차 45.37%, 현대위아 5.12%와 소액주주 2.24% 순으로 나뉘어 있다. 현대파워텍 지분은 현대차 37.58%, 기아차 37.58%, 현대모비스 24.85%로 분산돼 있다.
두 회사의 합병 뒤 현대다이모스의 주주별 지분율은 현대차 41.13%, 기아차 40.43%, 현대모비스 15.74%, 현대위아 1.88%, 소액주주 0.82% 순이다. 기존 주주구성 및 지분보유 내역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더불어 두 회사의 합병 뒤 자산규모 및 매출 등을 볼 때 현대차그룹 지배구조에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합병 현대다이모스의 자산총액은 5조1403억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연간 매출은 7조424억원으로 불어난다. 지난해 양 사의 자산규모와 매출 현황을 단순 합산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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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합병으로 현대차그룹이 지난번 지배구조 개편 추진의 연장선에서 옵션을 하나 더 얻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3월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의 모듈·AS부문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로와 합병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지배구조 개편안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산정한 분할 뒤 존속 현대모비스의 매출은 22조7700억원으로 줄고, 합병 현대글로비스의 매출은 30조3700억원으로 불어난다. 현대모비스의 실적이줄어드는 것을 우려해 주식시장에서 주가 하락이 이어졌고, 주주 항의가 커지면서 현대차그룹 스스로 지배구조 개편안을 거뒀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부품사 통합이 이뤄지면, 기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보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 3월 발표한 지배구조 개편으로 존속 현대모비스의 매출은 22조7700억원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합병 현대다이모스를 흡수·합병할 경우 존속 현대모비스의 매출은 단숨에 29조8124억원으로 불어난다. 기존 주주들의 반발을 잠재울 대안으로 내세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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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우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안을 구상하지 않고, 기존 마련한 현대모비스 모듈·AS부문을 분할 및 현대글로비스로와의 합병을 수정·보완해 재추진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또 이번에 합병을 결정한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 모두 비상장사라는 점도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주요 주주가 모두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인 만큼 상장사에 비해 합병이 수월하다.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거리를 두고 있지만 이번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합병은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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