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제약, 바이로메드로 대박…FI·SI 투트랙 체제 [제약사 오너의 투자 방정식]뉴라클사이언스와 뉴라클제네틱스에 각각 100억원 투자…알츠하이머병 치료 혁신 신약 개발
강인효 기자공개 2018-11-08 08:15:53
[편집자주]
제약업계가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국내외 바이오 벤처에 투자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제약사 오너들이 자신만의 관점과 인맥을 동원해 벤처 투자에 나서는 점이 흥미롭다. 옥석 가리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바이오 산업에서 제약사 오너가 선택한 투자 기업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7일 13: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연제약이 본격적으로 바이오 벤처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연제약 오너 2세인 유용환 대표가 투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로메드에 대한 투자로 소위 대박을 치면서 투자 여력도 확보했다. 이연제약은 지난 7월 투자수익을 실현하고자 보유 중이던 바이로메드 지분을 처분, 1100억원가량의 현금을 거머쥐었다.유용환 대표는 적극적인 투자 전략을 펴고 있다. 이연제약은 지난해 설립한 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인 '브라만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재무적 투자자(FI)로, 또 직접 바이오 벤처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전략적 투자자(SI)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 신약 개발 바이오 벤처 2곳에 100억원씩 투자
이연제약은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산업 내 유망 벤처를 발굴하기 위해 2017년 8월 100억원을 출자해 브라만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브라만인베스트먼트는 이연제약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브라만인베스트먼트는 올해 1월 '브라만투자조합 1호'를 결성하고 뉴라클사이언스에 지분 취득 방식으로 100억원을 투자했다. 창업투자회사보다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덜한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 설립을 통해 바이오 벤처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한 것이다. 이연제약은 이보다 앞선 지난해 12월 뉴라클사이언스와 함께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퇴행성 뇌질환 치료 목적의 '혁신 신약(First-in-Class)'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했다.
뉴라클사이언스는 2015년 10월 성재영 고려대 의대 교수가 고려대 의료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창업한 바이오 벤처다. 이 회사는 성재영 교수의 손상된 신경 조직에서 분비되는 새로운 약물 타깃에 대한 연구 성과와 관련 특허를 기술이전 받아 설립됐다.
이연제약 측은 "뉴라클사이언스에 대한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추후 공동 투자에 통해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할 뿐만 아니라 조인트 벤처(Joint Venture·합작법인)를 설립하는 방안까지 염두에 두고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연제약은 두 번째 바이오 벤처 투자로 뉴라클사이언스의 관계사인 뉴라클제네틱스를 선택했다. 하지만 투자 방식은 달랐다. 이연제약이 직접 뉴라클제네틱스 지분에 투자했다. 100억원을 투자해 뉴라클제네틱스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양사간 합의로 이연제약이 취득한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뉴라클제네틱스는 뉴라클사이언스가 발굴한 신규 약물 표적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다. 뉴라클제네틱스는 뉴라클사이언스와의 전세계 전용실시권 계약을 맺고 있다. 이연제약과 뉴라클제네틱스는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유전자 치료제와 관련된 원천 기술들을 개발함과 동시에 최적화된 질환별 유전자 치료제 후보 물질들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연제약의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투자 행보는 오너 2세인 유용환 대표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 유용환 대표는 이연제약 창업주 격인 유성락 회장이 별세하고 2년 후인 2016년 9월 대표에 취임하며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1974년생인 유 대표는 지난 2010년 부친인 고(故) 유성락 회장의 권유로 이연제약에 입사했다. 미국 펜실베니아대를 졸업한 40대 젊은 오너인 유 대표는 이연제약에서 R&D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유 대표가 이연제약의 R&D 투자를 총괄하며 파이프라인 확보에 나선 첫 결과물이 바로 뉴라클사이언스와 뉴라클제네틱스에 대한 투자인 셈이다.
유용환 대표는 "뉴라클사이언스 투자는 FI로, 뉴라클제네틱스 투자는 SI로 참여했다"며 "양사와의 협력을 통해 현재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알츠하이머병과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상경화증)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근원적 치료제를 개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바이로메드에 투자해 '잭팟'…총 99억원 투자 후 1100억원 회수
앞서 이연제약은 바이로메드 투자로 소위 대박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연제약은 바이로메드와 지난 2004년 유전자 치료제 공동 개발계약을 맺은 이후 14년 동안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바이로메드와 유전자 치료제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이후 이연제약을 통해 해당 치료제의 상업 생산에 나선다는 게 계약의 골자였다. 이연제약은 3년 뒤인 2007년 7월 바이로메드가 단행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40억원을 투입했다. 이후 추가로 지분을 취득하며 투자 규모를 99억원(60만6954주·지분율 3.80%)까지 늘렸다.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간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히던 이연제약과 바이로메드는 올해 14년 동업 관계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연제약이 지난해말 바이로메드를 상대로 유전자 치료제 등 특허권의 절반을 요구하는 소송을 내면서 두 회사의 협력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현재 양사는 법원에서 관련 소송이 각하되면서 대한상사중재원에서 중재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바이로메드의 유전자 치료제 원료 독점 생산 권리를 둘러싸고 법정 다툼이 벌어지자 이연제약은 올해 지난 11년간 보유해온 바이로메드 주식 대부분을 처분하며 완전한 결별을 선언했다. 바이로메드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후 기업가치가 급등하면서 주가도 크게 올랐는데, 이연제약은 바이로메드 지분 처분으로 1000억원이 넘는 투자수익을 거뒀다.
이연제약은 올 1분기 처음으로 보유 중이던 바이로메드 지분을 처분했다. 60만6954주 중 4만6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이어 지난 7월 5일에는 바이로메드 주식 56만944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1103억원에 처분했다. 당시 매각 단가는 주당 19만6648원으로 당시 종가 20만9200원 대비 6% 할인된 금액이었다. 이연제약은 현재 바이로메드에 투자했던 지분 대부분을 처분하고 10주만 남겨뒀다.
결별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지만 이연제약은 바이로메드 투자로 소위 대박을 치며 두둑한 재원을 마련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오픈이노베이션 투자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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