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03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소득이 적은 계층과 많은 계층 사이의 격차가 11년만에 최대로 확대됐다는 발표가 있었다. 가구당 한 달에 얼마의 소득을 올리느냐를 기준으로 소득 계층을 다섯 구간으로 나눴을 때, 맨 밑 20%의 월평균 소득은 13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상위 20%에 속하는 5분위의 월평균 소득은 930만원에 달해 단순 비교하면 7배 이상의 격차가 나타났다. 이것이 직접적인 소득양극화의 지표로 쓰이지는 않지만 하위 20%와 상위 20%를 비교했을 때 그렇단 얘기다.
유통 및 리테일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다 보면 오피스 시장과 달리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다.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을 보면 오피스 시장에는 공급자인 건물주와 수요자인 임차인이라는 두 개의 독립변수가 있다. 그러나 유통/리테일 시장에는 건물주와 임차인(도, 소매업자) 외에 소비자라는 상위의 독립변수가 있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유통시장에서 소비자의 취향과 트렌드를 잘 읽는 임차인이 성공하고 그런 임차인이 있는 부동산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
개별 소비자를 이해해야 하는 맥락에서 소득 양극화는 소비 양극화와도 연결된다. 최근 유통업계의 매출 추이를 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은 정체를 보이는 반면 온라인과 편의점의 매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트렌드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되고 있는데 자세히 보면 그 안에서도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백화점에서도 럭셔리로 분류되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매출 비중은 5년 전 10%남짓에서 2018년 6월 말 20%에 육박했다. 반면 마트나 편의점에서의 매출은 PB상품과 생활용품의 매출 비중에 기대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에서는 조금이라도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최저가격을 찾아 구매하는 소비자들로 인해 이커머스 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가성비'라는 말이 지나가기도 전에 가격 대비 만족도라는 '가심비'와 개인이 만족한다면 기꺼이 소비 한다는 의미의 '나심비(나+심리+가성비 합성어)'라는 말도 등장하고 있다. 개인의 만족도가 중요해지면서 개인이 어떤 소비를 통해 무엇에 만족하느냐가 더없이 중요해지고 있다. 여기서 개인이란 '나'의 재발견이다. 우리나라는 가구당 인구수가 2.5명에 불과하고 1인가구수도 전체가구수의 30%에 달할 만큼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했다. '나'의 재발견이란 나만을 고려한다는 것이 아니다. 예전처럼 가족을 위해 소비하는 것이 아니고 선택과 소비의 주체가 '나'라는 의미다.
대형 포장으로 값싸게 구입하는 것이 중요한 소비자보다 필요할 때마다 쓸 수 있는 소규모 소형포장이 더욱 중요한 소비주체가 등장하며 개별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가구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며 소비자 요구를 맞춰가는 온라인 시장의 매출이 증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쿠팡이 최근 20억불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롯데는 그룹차원에서 향후 5년간 50조원 투자를 약속한 가운데 25%인 12조5000억원을 온라인 사업확대와 복합쇼핑몰 개발에 투자키로 했다. 신세계그룹도 온라인사업 투자금 1조원을 유치했다. 온라인 업체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업체들도 온라인 투자에 전력을 기울이는 형세다. 그렇다고 오프라인 매장들이 사라지게 될까? 스타벅스가 온라인으로만 가능할까?
페이스북,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다양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빠르게 퍼져가는 요즘 개성 있고 독특한 맛집이나 핫스페이스의 인기는 여전하다. 직접 개성있는 곳을 찾아와 지갑을 여는 소비자와 온라인에서 저렴한 물건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같은 사람이다. 지하나 저층부 아케이드가 활성화돼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면 그 상징성으로 인한 건물의 가치는 단순히 개별 면적이나 임대료 총합을 뛰어 넘는다. 이같은 장소를 만들기 위해서 임차인인 리테일러(retailer) 뿐 아니라 건물주도 함께 소비자를 이해하고 고민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화여자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University of Surrey 관광개발학 석사
커민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아시아 비즈 스트레티지 컨설턴트
現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컨설팅 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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