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27일 09: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여덟번째 부동산 정책인 주택종합대책이 9월 13일 발표됐다. 우리는 그동안 정부 발표가 나온 뒤 잠시 주춤하다 더욱 가파르게 상승하는 서울의 주택 가격을 7번 봤다. 집값이 '혹시 잡히려나'와 '과연 잡힐까'의 반신반의한 마음도 그만큼 가져봤다. 인간의 기본욕구인 의식주 때문인지, 비싼만큼 상승 폭이 크기 때문인지 주택에 관해서는 국민 모두가 전문가같다. 역으로 말하면 진짜 전문가가 없다는 생각도 든다.
시장의 임대료와 가격은 결국 수요와 공급이 결정한다는 일반적인 통념을 여실히 보여주는 오피스 시장이 있다. 서울은 아니지만 기업들의 탄탄한 수요, 인프라 시설 확충에 따른 접근성 향상, 낮은 용적률로 상대적인 쾌적함을 제공하는 판교 오피스 시장에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판교 오피스 시장은 서울의 주택난 해소와 산업기반 제고를 위해 정부 주도로 성남시 분당구 일대 66만m² 규모 부지에 판교 제1테크노밸리(제1판교)를 개발하며 시작됐다. 제1판교는 2016년 말 기준 서울 오피스 시장 규모의 1/10에 해당하는 약 330만m²의 면적에 1300여개 기업이 입주해 부산시 지역내총생산(GRDP) 수준인 78조원과 비슷한 규모의 연 매출액을 보이고 있다.
정보기술(IT), 제약 및 바이오, 나노산업 육성 차원에서 정부는 엄선한 기업에 한해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토지를 공급했다. 해당 산업 육성을 위해 입주 업종은 물론 판교 테크노밸리 내 입주기업의 자가사용 비율과 임대 비율, 그리고 매입한 토지에 준공한 건물의 일정기간(10년) 전매제한도 시행했다.
이러한 제한으로 초기에는 판교 오피스 시장의 성장이 더뎠지만, IT 및 게임 기업의 성장과 쾌적한 업무환경에 대한 선호로 최근 몇년간 임대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1년에는 신분당선이 개통되며 강남역까지 20분 내에 이동이 가능해지자 서울·경기 지역간 접근성도 크게 개선됐다. 추후 신분당선이 용산권역까지 연장(2025년 목표)되면 접근성은 더욱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판교 오피스 시장의 주요 임차인은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기업, 넥슨이나 스마일게이트 등 게임기업, 혹은 SK케미칼이나 메디포스트 등 BT기업으로 대부분이 성장기업이다. 판교는 이런 기업들의 괄목할만한 성장이 뒷받침돼 거의 0% 수준의 공실률을 보인다.
판교 지역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임대인 우위 시장을 누리는 오피스 권역으로 서울내 주요 3권역(CBD, GBD, YBD)과 다르게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제공하는 인센티브가 거의 없는것으로 알려졌다. 판교 중심 상업지구 내 오피스의 임대료는 인센티브를 고려한 여의도(YBD)의 실질 임대료와 비슷하다. 서울 평균 프라임 오피스 실질 임대료와 비교하면 약 86% 수준이다.
2017년 1분기에 거래된 전매제한이 없는 판교역 주변 중심 사업지구 내 알파리움타워 매매를 시작으로 판교 오피스 투자 시장은 투자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2018년 2분기에는 알파돔타워Ⅲ, Ⅳ가 거래됐다.
알파돔타워Ⅲ를 4660억원에 매입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알파돔시티 6-1, 6-2 구역의 부지도 계약하며 판교알파돔시티에총 2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알파돔타워Ⅳ는신한리츠운용이 5410억원에 매입했다. 신한리츠운용은 알파돔타워Ⅳ를 대상 물건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는데, 우수한 입지조건 및 안정적인 장기(5~10년) 임차인 확보로 목표금액의 4배를 상회하는 금액을 모아 국내 상장 리츠 공모 중 최대금액을 기록했다. 알파돔타워Ⅲ, Ⅳ의 매매단가는 각각 1750만원/3.3m²과 1800만원/3.3m²수준으로 이는 YBD 프라임 오피스 평균 매매단가와 유사하다.
제1판교의 성공으로 정부는 제2판교와 제3판교를 개발하고 있다. 제2판교는 2019년 준공을 목표로 제1판교 북쪽 43만m² 부지에 조성 중이며 스타트업 육성과 입주기업간 협력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3판교는 제2판교 인근 58만m² 부지에 2023년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핀테크, 블록체인 등으로 대표되는 첨단 금융산업 관련 기업외에도 직주근접을 실현할 주거시설이 함께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전매제한조치가 해제되는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판교 테크노밸리내에서도 거래가능한 오피스가 등장할 것이고, 향후 3~4년 내에 매입 가능한 오피스는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교 오피스 시장은 성장산업군의 탄탄한 오피스 수요와 0%에 가까운 낮은 공실률, 향후 활발한 개발계획으로 더 많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이화여자대학교 통계학과 졸업
University of Surrey 관광개발학 석사
커민스코리아 마케팅 담당
아시아 비즈 스트레티지 컨설턴트
現 세빌스코리아 리서치&컨설팅 본부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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