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피로스CC, 골프장 탄생부터 파산까지 ㈜형삼문, 신탁공매로 골프장 인수… 퍼블릭 전환 실패, 파산절차 진행
진현우 기자공개 2018-12-10 08:27:31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4일 09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피로스CC 소유권을 신탁 공매로 인수한 ㈜형삼문이 회원들의 입회보증금을 상환하겠다고 공언하면서 골프장 업계가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베네치아CC 판결의 영향을 받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제피로스CC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진 형국이다.제피로스CC를 운영하는 ㈜제피로스는 1991년 설립됐다. 골프장 사업을 주 목적으로 문을 연 ㈜제피로스는 18홀 규모의 회원제 골프장 조성사업을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제피로스는 이듬해 특수관계자였던 ㈜로드랜드건설에 공사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우리은행으로부터 250억원을 대출받았다.
우리은행은 채무자 회사가 ㈜다올부동산신탁과 체결한 부동산 신탁계약을 담보로 대출을 실행했다. 당시 골프장 준공에 들어간 총사업비는 850억원. ㈜제피로스는 1·2차 회원권 분양권 수입으로 약 600억원,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약 50억원을 조달했다.
㈜제피로스는 2006년 회원제 골프장을 열었지만 세금을 내지 못할 정도로 수익성이 낮아 골머리를 앓았다. 대중제 골프장이 난립하면서 시장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이에 회원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입회보증금 상환을 요청하면서 회사는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결국 2014년 10월 제주지방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생절차(법정관리)에 입성했다. 하지만 이듬해 3월 법원은 ㈜제피로스의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이유로 회생절차를 폐지시켰다. 이후 ㈜제피로스는 골프장 소유권을 신탁공매 형태로 ㈜형삼문에 매각했다.
인수대금은 약 57억원 가량으로 제피로스CC의 감정평가액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에서 결정됐다. 제피로스CC가 공매시장에 첫 매물로 나왔을 때만 해도 감정평가액은 1000억원에 달했다. 골프장을 헐값에 인수했다는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형삼문은 지난 10월 1일 제피로스CC를 대중제로 전환해 골프장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운영법인의 상호명과 골프장명도 각각 ㈜로드랜드엠, 그린필드CC로 바꿨다. 문제는 관할 지·자체의 허가를 득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권리·의무를 모두 무시한 채 강행했다는 점이다.
제주도청은 ㈜형삼문에 회원들의 입회보증금을 전액 상환하고 회원 권리사항을 모두 해소한 상태에서 변경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라고 권고했다. 회원들도 공매 무효 주장과 함께 입회보증금을 반환하라며 거센 반발을 이어갔다. 현재 제피로스CC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다시 골프장 영업을 재개한 상태다.
한편, ㈜제피로스의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들은 2013년부터 ㈜제피로스의 재무제표에 의견거절을 표명해 왔다. 재무상태표,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 감사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자료를 회사로부터 일체 제공받지 못한 데 따른 조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서 확인 가능한 최근 자료는 2014년 재무상태표가 유일하다. 당시 ㈜제피로스는 매출액 20억원, 영업손실 1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매년 미처리결손금 형태로 쌓였고, 이로 인해 부채가 자산을 갉아먹는 전액 자본잠식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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