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PE, 모림·에코프로비엠 투자 '연타석 홈런' '딜 소싱·운용·엑시트 '척척'...밸류업 투자 초점
김혜란 기자공개 2018-12-10 08:25:46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4일 10: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은행 사모투자(PE)부가 잇단 투자 '대박' 성공 사례를 만들어나가고 있어 주목된다. '원석'을 발굴하는 딜 소싱(투자처 발굴) 능력과 투자 기업의 가치를 대폭 높이는 운용 역량을 시장에 증명해 보이며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림'과 '에코프로비엠' 투자로 연타석 홈런을 날린 기업은행PE는 이르면 내년 또 다른 투자 기업 비투링크(B2Link)의 코스닥 상장을 통한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추진한다. 비투링크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는 유통 서비스 기업이다. 2014년 설립된 초기 기업이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어 기업은행PE의 투자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업은행PE는 지난 2016년 당시 창업한 지 1년을 갓 넘긴 비투링크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SK증권과 공동 운용(Co-GP)하는 펀드 '기술금융제1호'를 통해 50억원을 투자했다.
투자 당시 매출액이 약 90억원이었던 회사는 올해 매출액이 8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실적이 향상되자 최근 한국콜마와 프리미어파트너스, 멕시코 엔젤벤처스 등으로부터 추가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기업은행PE는 통상 은행계 PE의 한계로 지적되는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탈피한 하우스로 평가된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금융기관이라는 기업은행의 정체성에 맞게 벤처·중소기업 투자에 과감하게 뛰어들고 있다.
특히 PEF 운용회사와 기업 간 상생이라는 투자 원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PE업계에 모범적인 운용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2차전지 생산업체 에코프로비엠 투자 사례가 대표적인 예다. 기업은행PE는 공동 투자에 나선 SK증권, BNW인베스트먼트와 협업해 경영에 전천후로 참여하면서 회사의 성장을 도왔다. 코스닥 상장사인 에코프로 내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자회사 에코프로비엠 세우기로 하는 등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고, 인재 영입과 연구·개발(R&D) 전문성 강화를 지원했다.
결과는 실적으로 드러났다. 2016년 투자 당시 700억원가량이었던 에코프로비엠의 매출액이 지난해 2890억원으로 훌쩍 뛰었고, 300명가량이었던 직원은 현재 약 1000명으로 증가했다. 기업이 성장하자 하우스의 수익률도 좋아졌다. 지난 11월 에코프로비엠 투자 3여 년 만에 내부수익률(IRR) 무려 90%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엑시트를 마무리했다.
이에 앞서 건축내장제 수출입업체 모림에 대해서도 투자 회수를 단행했는데, 원금 대비 2배에 달하는 회수 성과를 냈다. 투자한 지 1년 4여 개월 만의 결과다.
애초 기업은행PE는 2016년 모림 상환우선주(RCPS) 11%를 약 250억원에 사들이면서 4년 뒤 기업공개(IPO)로 엑시트하기로 전략을 짰었다. 하지만 투자 1년을 조금 넘은 시점에 글로벌 PEF 운용사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제시하자 제3자 매각으로 엑시트 전략을 수정했다.
시장에서는 기업은행PE 운용역들의 '맨파워'를 탁월한 운용의 비결로 꼽고 있다. 기업은행PE는 총 2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가운데 4명이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계약직이다. 나머지는 공채를 통해 입사한 일반 행원들이다. 특히 전문계약직들의 의욕과 실력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업은행PE의 경우 전문계약직은 딜 소싱 역량이 뛰어나고, 정규직은 철저한 투자 심사와 사후 관리 등에 특화돼 있다"며 "서로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PE는 블라인드 펀드도 꾸준히 결성하고 있다. 1세대 무한책임사원(GP)으로서 지난 2005년 PE업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결성한 블라인드 펀드는 총 22개다. 올해 9월 말 기준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PEF는 총 9개다. 지난해에만 3개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다.
올해 6월엔 PEF 운용사 BNW인베스트먼트와 함께 15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 'IBK-BNW기술금융2018'를 결성했다. 빠른 의사결정력도 이 하우스의 강점이다. 이 PEF를 통해 차량플랫폼 전문 기업 '비마이카'와 공정자동화 관련 업체 '소프트모션앤로보틱스' 투자도 마쳤다.
기업은행PE는 내년에는 기업 투자에 더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음향기기 업체, 의료기기 개발 기업, 모바일 광고 플랫폼 기업 등 투자처를 물색하고 있다. 산업을 가리지 않고 기술력이 높은 중소·중견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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