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늘린 하나금투, 대체투자 탄력받나 [하우스 분석]올해 1.2조 증자, 자본확충 총력…부동산·항공기·인프라 힘 실릴듯
강우석 기자공개 2018-12-10 07:58:00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5일 16: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투자가 올들어 두 번째로 유상증자 카드를 꺼냈다. 경쟁사 대비 열위였던 자기자본 규모를 키워 영업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이진국 사장 취임 이후 성장을 거듭해온 IB그룹 입장에선 천군만마를 얻게 됐다.시장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증자를 통해 부동산, 항공기, 사회간접자본(SOC) 등 대체투자를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통적인 IB 딜에 비해 수익성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IB그룹이 올 상반기에만 2017년 한 해 실적과 맞먹는 이익을 거둔 것도 대체투자 덕분이었다.
◇올해에만 두 차례, 총 1.2조 증자…자본확충 사활 걸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하나금융투자가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해 신주 930만주를 인수키로 했다. 지주사가 오는 20일 4975억 5000만원의 자금을 하나금융투자에 투입하면 증자는 완료된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다.
하나금융투자의 유상증자는 연초 이후 두 번째다. 지난 3월 7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2조 5000억원대까지 덩치를 키웠다. 앞선 조직개편에 힘을 실어주는 결정이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투자금융2본부와 글로벌사업본부를 신설했으며, 부동산금융실을 '본부'로 승격시키며 우수 인력도 영입했다.
이번 증자가 완료되면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총 3조 1911억원으로 불어나게 된다. 미래에셋·NH·한국·KB·삼성·신한·메리츠종금증권에 이어 여덟 번째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자기자본 3조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업무, 기업 신용공여 업무(대출) 등을 펼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초대형IB(자기자본 4조원대) 진출을 서두르지 않겠단 입장이다. 회사 안팎에서도 증자 행렬은 당분간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올들어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증자를 단행한만큼, 단기간 내에 1조원을 추가로 늘리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종합금투업이나 초대형IB를 위한 것이라기보단 'IB 경쟁력 강화'가 주된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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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 극대화' 대체투자 힘쏟나…IB그룹 사상 최대 실적 견인
시장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늘어난 자기자본을 부동산, 항공기, 사회간접자본(SOC) 등 대체투자에 주로 사용할 것이라 보고 있다. 회사채나 기업공개(IPO) 등 전통적인 딜보다 수수료가 높게 책정되기 때문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부동산과 인수금융 딜 주선 시 총액인수를 요구하는 매각자들이 많은 편"이라며 "관련 부분을 특화해 ROE를 높이고 있는 하나금융투자 입장에선 자본확충이 절실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들어 사업비 7500억원 규모의 광명의료복합클러스터 사업 금융자문 및 주선을 따냈다.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함께 현지 대학인프라에 투자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네덜란드 폐기물 사업장, 미국 퍼미안 셰일가스 등 해외 인프라에도 적극 투자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1조원 규모의 에미레이트항공 클럽딜에도 참여했다. 다수 기관투자가들과 함께 에미레이트항공이 장기 임차하는 A380 항공기 4기에 대한 금융주선를 단행한 것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연초 이후 지난 3분기까지 2조 6793억원의 영업수익(매출액)을 벌어들였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867억원, 순이익은 1417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었다. 3분기까지의 순이익은 2017년 한 해 이익(1463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회사 안팎에선 작년보다 500억원 가량을 더 벌어들인 IB그룹 덕분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보수적인 편인 시중은행들조차 총액인수를 고심할 정도로 인수금융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며 "중대형 증권사로서 당분간 수익성이 높은 대체투자에 보다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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