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지역저축은행]호남도 피하지 못한 '부진의 늪'③호남지역 저축은행 나홀로 '역성장'…순익도 뒷걸음
조세훈 기자공개 2018-12-19 10:21:05
[편집자주]
저축은행 업계가 2017년 사상 처음 순이익 1조원을 달성한데 이어 2018년에도 사상 최고이익을 경신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1년 저축은행 부실사태의 악몽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양새다. 그러나 지역 저축은행의 사정은 정반대다. 수익은 급감한 반면 연체율은 높아지고 있다. 지방 경기 침체 장기화와 금리 인상이 맞물리면 위기감이 더 고조될 수 있다. 닥쳐올 위기를 미리 알려주는 '광산 속 카나리아'처럼 지역 저축은행의 부진이 또 다른 위기의 신호가 아닐까. 권역별로 지역 저축은행의 경영실태를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3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역 산업 주춧돌인 군산 GM공장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폐쇄 및 가동 중단 여파로 지역 경기가 극심한 침체에 빠지면서 호남지역 저축은행이 역성장을 했다. 당장 호남권 최대 규모의 저축은행인 스마트저축은행은 자산이 10% 가까이 감소했으며 연체율마저 치솟고 있다. 권역별 지표에서도 저축은행의 자산과 당기순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곳은 호남지역이 유일했다. 최근 연체율마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호남지역 저축은행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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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지역 저축은행은 주요 경영지표인 자산, 당기순이익, 연체율에서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 광주에 위치한 스마트저축은행의 올해 9월 말 자산은 지난해 동기보다 543억원(-7.8%) 감소한 6416억원을 기록했다. 고객들의 잦은 이탈로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0억원 줄어든 탓이다.
대한저축은행과 센트럴저축은행 역시 자산이 소폭 감소하면서 이 지역 저축은행 총자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 211억원(-1.2%) 감소했다.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자산이 지난해 동기보다 15% 증가한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이는 지역 경기가 침체하면서 정기예금과 정기저축을 중도해지하는 고객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체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올 9월 말 스마트저축은행의 연체대출비율은 8.37%로 전년 말(6.5%) 대비 1.87%포인트 치솟았다. 저축은행권 평균 연체대출비율(4.6%)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총여신(5457억원)은 700억원 가량 줄어든 반면 고정이하여신이 122억원이나 증가한 탓이다.
고정이하여신은 자산건전성 5개 등급 중 하위권인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급의 대출여신을 합산한 것이다. 3개월 이상 원금과 이자가 연체된 채권이란 뜻이다. 이처럼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대손충당금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억원 많은 459억원으로 늘어났다.
경영 환경이 악화되면서 당기순이익도 감소 추세다. 스마트저축은행은 올 1~2분기 순익은 각각 43억원, 45억원이었지만 3분기에는 1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대출채권 감소로 이자수익이 준 반면 대손충당금은 증가한 탓이다. 매각을 앞둔 스마트저축은행으로서는 실적저하에 따른 부담이 한층 가중되는 모양새다.
다른 저축은행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7개 지역 저축은행 중 전국 평균(4.6%)보다 연체율이 높은 곳이 5개(스마트, 동양, 더블, 삼호, 스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연체율이 전국 평균보다 2배 이상인 곳도 동양(9.74%), 삼호(11.09%), 스타(9.22%) 등 3개 저축은행에 달한다. 지역 저축은행 총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억원 감소한 217억원에 그쳤다.
문제는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연체율이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의 주고객은 취약차주이자 다중채무자인데, 이들은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상환 부담이 커져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에 지역 경기마저 침체가 지속된다면 저축은행의 연체율 관리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자산 감축 등 내실 다지기를 선제적으로 하지 않으면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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